2024.04.29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제일반

[세계화와 소득불평등] 세계화에 따른 불평등 완화위해, 사회안전망 구축 시급

스톨퍼-사무엘슨 정리는 저소득국가에는 적용안돼

저성장의 시대에 소득분배 악화에 대한 원인규명이 활발하다. 

장기적인 성장 기반의 마련을 위해, 가계소득의 증대를 통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하고 다시 투자가 가계소득을 늘리는 순환이 이루어져야, 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러한 가계소득 증대와 관련,  일부 극소수 부유층의 소득증대, 소비 증대에 의한 단기부양 대신, 전 계층의 소득증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소비증대 와 양질의 인력공급을 통한 생산증대로, 수요와 공급의 동시적 확충이 마련되어야  장기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득재분배 불평등의  원인규명은 결국 전 계층 소득증대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디딤돌이 된다. 근래 각광받고 있는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상회하여 소득불평등이 악화되었다는 피케티의 이론도 이러한 인식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한편 세계화와 소득불평등의 상관관계는  전통적으로 연구되어온, 하지만 극히 논쟁적인 지점에 위치해 있다. 자유무역을 통한 세계화가 소득불평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긍정론자는 세계화를 통해 빈곤층이 새로운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이에 따른 경제적 유인의 증가로 새로운 고용기회를 가지게 되고, 이는 다시 소득증가 → 교육기회증가 →  생산성증대 → 소득증대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반면, 부정론자들은 세계화로 인해  일부 부유층에 이익이 집중되고, 빈곤층은 이러한 혜택을 받지 못해 빈곤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쟁과 관련,  서울시립대의 곽태운교수는 <세계화가 소득불평등에 미친 효과>라는 논문에서, 1990~2012년 기간 중 세계화가 소득분배에 미치는 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하여, 이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특히 자유무역이 상대가격의 상승을 가져와 요소소득이 증가한다는 스톨퍼-사무엘슨의 정리에 대한 실증분석이 이루어진다. 


◆ 스톨퍼-사무엘슨 정리 

이 정리는 자유무역으로 어떤 재화의 상대가격이 상승하면, 그 재화에 집약적으로 사용되는 생산요소 소득은 증가하고, 다른 생산요소 소득은 감소한다는 무역이론이다. 

자유무역이 이루어지면, 수출재의 국제가격(Px/Py)은 두 나라의 상대가격 사이에 결정된다.

한국이 노동집약재인 X재에 비교우위가 있고, 미국은 자본집약재인 Y재에 비교우위가 있다면, 이는  (Px/Py)¹ <  (Px/Py)² 로 표시되다.  (*1은 국내가격, 2는 미국가격) 

그리고 국제가격은 두 나라의 상대가격의 사이에 결정되어, (Px/Py)¹ <  (Px/Py)³  < (Px/Py)²  가 성립된다. (* 3은 국제가격)

따라서 무역이 이루어지면, 국제가격비가 국내가격비가 되어, 국내가격비가 국제가격비 수준으로 상승하게 된다. 

그리고 국제가격비와 기회비용을 나타내는 생산가능곡선기울기인  MRT가 일치하게 된다. 그러므로 무역이후 “MRT =생산가능곡선기울기 =국제가격비 = 국내가격비”가 된다.  

그러므로 무역으로  상대가격(Px/Py)은 상승하게 되고, 생산점은 생산가능곡선에서 X재 생산을 늘리는 지점으로 이동된다. 그리고 부분특화하여 생산된 X재는 일부 수출하게 된다. 

이러한 X재의 생산의 증대는 X재 생산에 집약적으로 사용되는 요소인 노동수요를 늘리게 되고, 이는 노동의 실질소득은 증가하게 된다. 

결국 스톨퍼-사무엘슨 정리는 소득분배와 관련, 후진국의 경우 무역이 소득분배의 개선을 가져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후진국은 미숙련노동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숙련노동이 상대적으로 희소하다. 무역이 이루어지면, 후진국은 노동을 집약적으로 사용하는 재화를 수출하게 되고, 이는 미숙련노동의 임금이 상승하게 되고 숙련노동의 임금은 상대적으로 하락하게 된다.  이에 따라 후진국은 소득분배의 개선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 실증분석 결과 

세계화가 소득분배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긍정론과 부정론에 대한 논란과 관련, 곽교수는 세계화가 소득분배에 미치는 효과를 실증 분석하였다. 국가그룹을 소득수준에 따라 유럽을 고소득국으로, 동남아시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를 저소득국으로 나누었다. 

추정모형은 결과치인 종속변수로  지니계수를, 종속변수에 영향을 주는 원인변수인 독립변수로 △세계화 △교육정도 △정보기술수출비중 △공업부문고용비중 △금융심화비중등을 설정하였다. 

▲ 지니계수 = f(무역, 교육, 세계화, 교육정도, 정보기술수출비중, 공업부문고용비중, 금융심화비중)

지니계수는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측정치로, 이 값이 극단적으로 커지면 소수일부가 소득의 대부분을 보유하는 소득불평등이 악화되어있음을 나타낸다. 

우선 무역에 대한 실증결과를 보면, 무역에 대한 계수의 부호는 양(+)이다. 즉 무역의 자유화가 확대됨에 따라 지니계수가 커져, 소득불평등이 악화된 것이다.  따라서 무역은 소득분배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저소득국가의 경우는 추정계수가 높은 양(+)을 나타내, 자유무역에 의한 세계화가 소득분배를 악화시킨 것으로 이해된다. 

교육비중과 공업부문고용은 고소득국, 저소득국 모두 부호가 음(-)으로 나타났다. 즉 교육비중이 높아지면 지니계수가 낮아져서, 소득불평등이 개선되었다. 

기술발전을 가늠할 수 있는 정보기술(ICT) 수출비중은 부호가 양(+)이다. 이는 기술의 심화가 소득불평등을 악화시킨다는 의미이다. 정보기술의 발달은 고기술자와 저기술자간의 임금격차를 확대시켜 소득분배를 악화시킨다는 뜻이다. 

금융심화변수는 고소득국가의 추정치의 부호는 음(-)이고, 저소득국가의 추정치의 부호는 양(+)이다. 이는 금융의 발전은 소득분배를 가져오나, 저소득국가에는 소득분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는 저소득국가의 경우, 절대빈곤층이 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차단되는 금융소외가 일반적이어서, 금융접근성이 높은 중산층이상은 금융을 이용하여 소득을 더욱 확대시키는 것에 반해,  빈곤층은 자금부족으로 더욱 빈곤화된 결과이다. 


◆ 시사점 

이의 실증분석에 의하면, 저소득국가의 경우 무역증가가 소득분배의 악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무역의 세계화에 따른 소득분배를 개선시킨다는 스톨퍼 사무엘슨정리와 배치되는 결론이다. 

따라서 곽교수는 자유무역으로 득을 보는 그룹으로 부터, 손해를 보는 그룹에게 소득을 재분배하는 정책을 수립해야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소득분배를 개선시키는 변수들을 강화시키고, 악화시키는 변수를 개선하는 정책으로, 세계화에 따른 불평등을 완화시킬것을 제안한다. 이를테면 교육이 소득불평등을 개선시키는 효과를 보임에 따라, 교육기회를 높이는 정책이 마련되어야한다. 또한 금융소외의 계층들의 금융접근성을 높이는 정책을 수립하여, 소득분배를 완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곽교수는 인용된 글을 통해 “정부는 세계화에 따른 외부노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국내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긴요한 과제이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세계화와 관련하여 실업보험, 의료보호, 최저생계비보장등 사회안전망을 견고하게 구축하여 외부충격으로 인하여 빈곤층이 확대되어 소득분배가 더욱 더 악화되는 것을 방지해주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