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턴 프리드만은 ‘인플레이션은 통화적 현상’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통화적 현상인가라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재정적 원천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가라는 관심이 90년대에 나타난 것입니다. 이처럼 인플레이션을 일종의 재정 현상으로 이해하는 이론이 재정적 물가이론(Fiscal Theory of the Price Level:FTPL)로 정립되었습니다. ◆재정적 물가이론 : 재정 → 물가 재정적 물가이론이 작동하는 조건은 재정정책이 非리카도 레짐(Non-Ricardian)하에서입니다. 재정정책 레짐에는 리카도레짐과 비리카도레짐으로 구분됩니다. 전자는 재정수지의 시간경로가 주어진 물가수준 하에서 정부의 기간 간 예산제약식을 반드시 충족하도록 설계되는 경우를 말하며, 후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를 말합니다. 오늘의 지출증가로 인한 재정적자는 반드시 내일의 증세를 통해 메꾸어져야 한다면, 이는 비리카도레짐의 재정정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리카도레짐하에서의 재정정책은 적극적 재정정책(an active fiscal policy:AF)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정부가 정부부채상황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재정을 푼다면, 이는 적극적 재정정책
구원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틀어진 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말합니다. 이 때 인간은 죄의 세력에서 해방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자녀의 자격으로 하나님으로부터 무한한 능력을 공급받게 됩니다. 이러한 하나님과의 관계회복을 성경은 화목(reconciliation)으로 표현합니다. 그런데 그 화목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유대인의 민족적 교만과 유사한 인간의 교만에 있습니다. ◆ 화목이란 ‘화목하게 되다’는 헬라어 동사 καταλλάσσω(카탈라쏘)로 번역되는데, 이 단어는 관계를 나타내는 용어입니다. 관계의 화해는 결혼한 자들의 다툼과 화해와 관련됩니다. 고전 7장11절은 아내는 남편과 헤어지지 말고 화해하라고 촉구합니다. “결혼한 자들에게 내가 명하노니 (명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주시라) 여자는 남편에게서 갈라서지 말고, (만일 갈라섰다면 그대로 지내든지 다시 그 남편과 화합하든지 하라) 남편도 아내를 버리지 말라”(고전7:10~11) “To the married I give this command (not I, but the Lord): A wife must not separate from her husband. But if she does, she must r
1917년 러시아의 볼세비키 혁명이후 탄생된 사회주의체제는 동유럽과 동아시아등 제3세계 국가들로 확산될 만큼 자본주의의 대항이념으로 부상하였습니다. 하지만 2024년 현재, 사회주의체제의 종주국인 소련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사회주의 국가들은 사회주의 체제를 포기하고 자본주의 체제를 도입하였습니다. 그런데 생산력의 퇴보로 곧 망할 것으로 예측되었던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는 예상과 달리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계속국가 유지의 동력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 권력의 지속적 재생산의 요인으로 ‘미시파시즘’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즉 북한이 스탈린주의가 아닌 파시즘적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체제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겁니다. ◆ 스탈린주의 대 파시즘 ①전체주의(totalitarianism) 특징사회주의 국가의 대표적 체제모형으로 전체주의가 꼽히고 있습니다. 프리드리히와 브레진스키(Friedrich and Brzezinski)는 전체주의의 특징을 “통일적 이데올로기, 일인독재에 의한 단일정당 정치, 비밀경찰 시스템, 무력과 소통의 독점, 계획경제가 상호 지탱해주는 하나의 유기적인 실체”로 설명하였습니다. 이러한 특징이 효과를 발휘
◆ 미시파시즘(micro-fascism)의 동학 ‘미시파시즘’의 개념은 ‘우리 안의 파시즘’이라는 해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개념은 푸코(Foucault)의 통찰에 빚지고 있습니다. 푸코는 들뢰즈와 가타리(Deleuze and Guattari)가 집필한 「Anti-Oedipus」의 서문에서 파시즘의 미시적 성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략적인 주적은 파시즘, 즉 대중의 욕망을 효과적으로 동원하고 활용한 히틀러와 무솔리니의 역사적인 파시즘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 즉 우리의 머릿속과 일상행위에 내재된 파시즘, 즉 권력을 사랑하고 우리를 지배하고 착취하는 것을 욕망하게 하는 바로 그 파시즘이다” 이처럼 파시즘은 히틀러나 무솔리니의 역사적 국가적 파시즘에만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푸코에 의하면, 우리 모두 안에 있고 우리의 정신과 우리의 일상적 행위를 떠나지 않는 파시즘이 존재하는데, 이 파시즘은 우리가 권력을 사랑하고 지배하고 착취하는 욕망을 가지게 하는 파시즘이며, 우리 안에 내재된 파시즘입니다. 미시파시즘, 즉 ‘우리 안의 파시즘’은 국가권력이 개인의 영역으로 확장되는 것으로, 개인이 권력과 폭력의 파시스트적 사고에 젖어들어 권력과 폭
한국 전통가옥의 아름다움의 하나로, 담 너머 자연의 풍광을 실내로 흡수하는 차경이 꼽히고 있습니다. 차경은 실내의 문, 창, 또는 누마루등을 통해 자연의 풍광을 프레임화하여 실내에 자연을 담는 기법입니다. 차경은 실내에 거주하는 자에게 마음의 안식을 주기도 하며, 좌절된 자아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역할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 선조들이 담 너머 자연의 풍광을 실내로 담아내고자 한 이유는 자연의 질서와 이치를 4계절 관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 누정이 주는 자연의 메시지 차경은 내부자와 외부 사이의 단절을 해소하여 자연이 품고 있는 이념을 내부자에게 전달하는 도구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연이 품고 있는 이념은 간접적으로 누정에 대한 기록인 누정기를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樓亭은 벽이 없이 기둥과 지붕만으로 이루어진 건축물로, 정자·정각·누대·누각등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돌이나 흙으로 쌓아올린 대 위에 세운 것을 樓라하고 그 규모가 작은 것을 亭이라고 합니다. 누정기는 누각이나 정자등 누정을 신축하거나 개수할 때 그곳을 방문한 선비들이 누정에 대해 지은 산문을 말합니다) 누정은 인간이 자연과 상호교통하여 자연의 도를 깨닫게 하는 건축물입니다. 이러한
◆ 차경의 정의와 차경의 목표 차경(借景)은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맺게 하는 것으로, 건축물이 자연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실내의 내부자와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게 하는 건축 기법입니다. 구체적으로 차경은 창, 문, 누마루등을 이용해 달성됩니다. 차경은 ‘산을 빌리고 물을 빌리고 구름을 빌리고 꽃이 필 때는 꽃을 빌리고 눈이 올 때는 눈을 빌린다’는 단순한 아름다운 경관의 이용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차경을 통해, 담이 단절시킨 폐쇄성에 갇혀있는 내부자들이 자연의 환경을 내부로 수용함으로써, 자신의 독단성을 극복하고 자연의 질서를 받아들이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한옥은 살기위한 집이 아닌 자연과의 어울림을 추구하는 건축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차경의 원리, 분류 借景은 영어로 ‘borrowed view’ 또는 ‘view borrowing’으로 번역되는데, 풀어쓰면 ‘making use of natural scenery’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차경의 원리는 3차원의 공간에서 2차원의 경관을 획득하는 것입니다. 이는 풍경의 일부분을 프레임 형태로 담는 방식에 의해 가능합니다. 즉 사진의 프레임처럼 실내공간에서 외부로 열린 창이나 문을 통해 외부 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