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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리카르도의 동등성 정리] 미래 지향적 의사결정, 가계의 실질적인 효용증대와 소득증대를 가져와

리카르도(Ricardo)는 현재가치 개념을 이용하여 정부지출의 재원을 조세로 충당하든 국채발행으로 충당하든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동일하다고 지적하였다.  

이 리카르도의 동등성 정리(Ricardian equivalence)에 의하면, 결국 가계의 가처분소득의 현재가치는 동일하여 가계소비는 일정하게 된다. 따라서 국채발행과 세금감면으로 인한 가계의 가처분소득증가는  소비를 늘릴 수 없다는 것이다.  


◆ 리카르도의 동등성 정리

정부가 조세를 증가시키지 않고 국채를 발행하여 정부지출을 늘리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이때 국채발행만큼 재정적자가 발생한다. 그리고 정부는 이 재정적자를 보전해야 한다. 

즉 단순한 2기모형을 보면 1기에 정부는 정부지출을 위한 세수 부족분을 국채발행으로 충당한다. 2기에 정부는 이 국채를 상환해야하고 이를 위해 국채발행분 만큼의 세금을 거두어야한다. 

이를 가계의 소득관점에서 보자. 정부의 정책 대안은 두 가지이다. 1안은 1기에 국채 발행 없이 정부지출을 위해 세금을 거두는 경우다. 2안은 정부가 1기에 조세를 감면하고 국채를 발행한 후 2기에 세금 감면분에 상응하는 세금을 거둔다. 

우선 채권 발행 없이 1기에  지출액에 상응한 조세를 징수하는  경우의  가계 총소득을 보자. 예컨대 1기의 가처분 소득은 세전소득 100에서 세금10을 차감한 90이다. 2기의 가처분소득은  세전소득 100이다.   1기와 2기의  총현재가치는 90+ 100/(1+r)이다. 가령 r을 2%로 본다면, 가계의 총가처분소득의 현재가치는 188.03이 된다. 

반면 1기에 국채를 발행하여 세금을 감면하고 2기에 세금을 거두는 대안의 가처분소득을 보자.  이 경우 1기의 가처분소득은 세전소득 100이 된다. 그리고 2기의 소득흐름은 세전소득 100에서 세금 10을 차감한 90이 된다. 이경우의 총가처분소득의 현재가치는  100+ 90/(1+0.02) = 188.23이 된다. 

 미래지향적 소비자는 이 두 대안이 가처분소득의 현재가치 면에서 동일함을 발견한다. 그러므로 그는 1기에 세금이 감면되어도 소비를 늘리지 않는다. 1기의 세금감면은 2기의 세금증가로 이해하여, 결국 가처분소득의 현재가치는  동일하다고 파악하기 때문이다.  

이는  1기에 국채발행과 세금 감면으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하게 되면,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일반 상식에 어긋나게 된다. 

결국 장기적 안목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합리적 소비자는 국채는 미래의 조세와 다름없다고 보게 되어,  세금을 늘리든 국채를 발행하든 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무차별 해진다. 


◆ 리카르도의 이론의 불성립 

하지만 이 이론에 대한 반론도 등장한다. 소비자가 근시안적으로 소비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다. 현재의 만족에 충실하여 세금감면부분을 소득으로 파악하여 소비를 늘린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다음 기에  가계는 더 큰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된다.  2기에 정부는 채권발행 부분을 보전하기 위한  증세를 하게 된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세금 낼 돈을 써버린 결과이다. 그러면 가계는 2기에 세금 낼 돈이 없어지고 결국 세금 체납이나 혹은 미래 소비가 줄게 된다.  이러한 단기의사결정은  이른바 경험법칙, Rule of Thumb이 작동한 결과이다. 

또한 만약 정부가 국채를 장기로 발행했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도 리카르도의 이론이 성립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30년 장기채를 정부가 발행했다면 미래 세금은 현재의 경제주체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다. 이럴 경우 미래의 조세는 후세대가 부담하게 됨에 따라 민간은 세금 감면부분을 미래의 조세로 인식하지 않고 자신의 소득증가로 이해하고 소비를 늘리게 된다. 결국 소득의 현재가치가 늘게 된다. 


◆ 배로의 등가성이론 

하지만 배로 (Barro)는 이러한 상황에도 리카르도의 논리가 적용된다고 말한다. 부모들이 자손의 효용까지 고려하여 경제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되면, 결국 미래에 발생하는 세금도 현재의 세금과 같은 효과를 가져 온다고 강조한다. 

부모들은 미래 자손의 세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소비대신 저축을 하고 이를 자손에게 유산으로 물려준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모는 채권발행으로 세금이 감면되어도 소비하지 않고 저축을 늘리게 되어, 유효수요는 늘지 않게 된다. 

이처럼 가계주체들이 근시안적 단기 의사결정 대신 미래지향적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혹은 현세대가 후세대를 염려하는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가계의 실질적인 효용증대와 소득증대를 가져오게 되고, 경제전체는 더욱 견실해진다. 여기에  장기적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찾을 수 있다. (계속: 담배가격 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