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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법

[세금이야기 (2)] 링컨의 노예해방과 세금

링컨은 낮에는 뱃사공, 점원등으로 일하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고 공부하였다. 그는 결국 미국의 16대 대통령이 되어   노예를 해방시킨  흑인들의 희망의 등불이 되었다.’ 우리가 동화책에서 읽었던 링컨의 전기는 대략 이렇게 묘사되고 있다.

 

링컨은 미국 인권신장의 기틀을 다진 인물로 역사는 기록되고 있는 것이다.

 

인권의 수호자로서 링컨에 대한 고정관념은  미국 남북전쟁이 노예 해방 전쟁이라는 역사 인식과 맞닿아있다. 남북전쟁의 발발의 원인이  노예 해방을 둘러싼 남부와 북부의 대립으로부터 야기되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역사의 이면을 들추어보면, 내부에   역사적 사실이 자리 잡고 있다.  산업구조간의 이해관계의 갈등이 미국남북전쟁의 근본 배경이며, 그 갈등의 폭발의 뇌관은 세금문제였다.

 

미국의 남부는 노예의 노동력에 기초한 수출중심의 노동집약적 산업구조인 반면에, 북부는 기계와 임금 근로자로 구성된 내수중심의  근대 산업구조로 재편되어 있었다.

 

북부의 공업자본은 자신들의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보호무역이 필요하였다.  싸고 질 좋은 유럽수입품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손쉬운 방법이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덧붙이는 것이었다.  관세 부과는 유럽수입품의 가격을 인상시켜, 북부의 값싼 제품이  가격경쟁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결국 남부시장은 북부제품으로  지배되게 된다.  

 

남부는 농작물의 75%를 수출하였고, 그 벌어들인 돈으로 비싼 유럽제품을 사거나. 북부제품을 구입해야 했다.  남부는 북부의 공업자본가들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세금정책을 펼쳐, 남부를 궁핍화시키고 있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남부가 북부의 식민지 아닌 식민지가 된 것이다.

 

이러한 남부의 쌓인 불만은 남북전쟁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다. 남부연합군은 연방정부군의 주둔지인 섬터(Fort Sumter)를 공격하게 된다. 그들은 ‘잘못된 세금제도가 없다면 남부인들은 더 잘 살게 된다’고 전쟁의 정당성을 설파한다.

 

북부의 상공업자들의 지지로 당선된 링컨도 전임대통령의 관세체계를 지속시켜, 그들의 지지에 화답하였다. 그 당시 평균 관세율이 47%였다고 한다.

 

또한 링컨은 취임연설에서 도망간 노예들을 주인에게 보내주겠다는 연설을 한다. “나는 대통령이 되면, 노예제도가 있는 각 주의 노예제도에 대하여 간섭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링컨은 연설한다. 그에게는 노예해방보다 연방국가의 유지가 급선무였기 때문이다.

 

링컨이 취임 후 남북전쟁이 발발하게 되고, 북부는 계속되는 패배를 하게 된다.  링컨은 새로운 전략의 수립으로 전환점을 마련해야 할 다급함에 몰리게 된다. 여기서 꺼낸 카드가 노예 해방선언이다.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우리는 벼랑 끝에 몰렸다. 우리는 전략을 바꾸거나 게임을 포기해야한다.”며 노예해방정책을 채택하게 된다.

 

이 전략은 적전을 분열시키겠다는 의도였다. 이 노예폐지 슬로건은 남부인력의 약32%에 달하는 노동력을 점유하는 노예를 자기편으로 가담하게 하였으며, 결정적으로 남부경제력에 강력한 타격을 가하게 된다.  결국 남부는 분열되고 북부는 승리하게 된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승자 북부는 그들의  전쟁의 직접 배경이 된 경제궁핍화 전략이라는  논리대신,  노예해방이라는 아름다운 수식을 그들의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워 역사를 미화한다.  그 전쟁의 총지휘자였던 링컨은 전쟁승리를 위한 전략적 산물인 노예해방선언을 통해 인권의 수호자로  각인된다. 과정은 생략 된 채, 결과만이 전체를 평가하게되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

 

역사는 되풀이 되고 있는 걸까? 요즘 각 국가간의  환율전쟁이 링컨시대의 그것과  유사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일본이 돈을 풀어 자국통화의 가치를 하락시켜, 자국수출품의 달러표시가격을 하락시키고, 일본으로 들어오는 수입품의 엔화표시 가격을  상승시켜 일본제품을 보호하고 있다. 그 결과 일본내 물가는 상승하게 된다. 환율조정이나 관세 부과 모두 동일한 효과를 발휘한다.

 

그리고 그 분쟁에서 승리한 자는 다시 그 치열한 과정과 자신의 전략을  화려하게 포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