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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사회적 자본] 정치발전과 제도적 개혁으로 사회적 자본을 축적해야

# 네 명을 한 그룹으로 묶고, 개인 각자에게 20불씩을 지급하여 투자하도록 하고 있다. 개인 각자는 이 돈을 그대로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공공재에 투자할 수 있다. 공공재에 투자하면 돈은 일단 두 배로 된다. 하지만 늘어난 돈은 투자 참여 여부에 관계없이 네 명에 분배된다. 

예컨대 1불을 투자했을 때,  투자 후에는 2불로 늘어난다. 그리고 이 증가한 1불이 네 명에게 각각 0.5불씩 분배된다. 그 결과 투자한 사람의 몫은 0.5불이 되어, 투자하면 투자전보다 자신의 부가 반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개인들은 투자하지 않고 그대로 돈을 들고 있다. 다른 사람이 공공재에 투자할 것을 기다리는 무임승차자가 된다. 그 결과 각자는 원래 받은 돈 20불을 가진 채 게임은 끝난다. 

하지만 모두가 20불을 투자하면 80불의 돈이 추가로 증가하게 되고, 모두 160불이 된다. 그리고 이를  배분한다면 각 사람의 몫은 40불이 된다. 결국 최초 20불보다 두 배가 되는 40불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투자자들이 무임승차대신 모두가 투자를 하게 되면, 자신들의 부를 배로 늘리는  최선의 결과를 얻게 되나, 이들은 자신의 부가 감소될 염려로 무임승차를 하게 된다.  자신의 부가 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김태종 2008)

위의 상황은 협력하면 더 큰 행복을 누릴 수 있음에도, 자신의 이기심과 상대의 불신으로 협력하지 않게 되어, 최고의 부를 얻지 못하게 되는 사회적 딜레마의 사례이다.  

이러한 상호 신뢰가 없어 협력하지 않는 무임승차의 사례들은 일단 자신이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생각으로부터 비롯된다. 누구도 자신의 손해를 감당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자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사회적 자본은 사람들로 하여금 협력하여 공동의 선을 이루는데 도움을 주는 「신뢰, 규범, 네트워크」 등 무형의 자산으로 정리된다. 


◆ 사회적 자본이란?

원래 사회적 자본의 개념은 프랑스 사회학자 부르디외의 이론에서 비롯되었다. 부르디외는 자본을 경제자본, 문화자본, 사회자본으로 구분하였다. 

그는 사회자본을 사람들 간의 관계, 즉 네트워크로 보았다. 그는 사회자본이란 ‘사람들 상호간의 안면이나 인정이 지속적이거나 다소 제도화된, 관계의 연결망(네트워크)으로 된 모든 실제적 잠재적 자원’으로 정의 내린다. 즉 사회적 자본은 어떤 집단에 소속하여 얻을 수 있는 자원이다. 이는 사람들 간의 관계에 배태되어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퍼트남은 사회자본을 거시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즉  사회자본을 공공선을 구현하는데 기여하는 집단적인 신뢰관계로 간주한다. 사회 자본은 상호이익을 촉진하는 신뢰, 규범, 네트워크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 사회적 자본의 긍정적 효과 


사회적 자본의 긍정적 특성은 무엇인가? 

여기서 사회적 자본도 자본의 일종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자본은 이익을 창출하는 수단이다. 미래 이익을 창출하는 밑천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관계라는 자본은 어떻게 이익을 창출하는가? 

우선 신뢰의 효과이다.  신뢰가 형성된 두 거래자 간에는 정보탐색비용이 줄어든다.  계약 이전에는 역선택의 위험이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계약 이후에는 도덕적 해이가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감시비용, 확증비용등이 감소된다. 주인-대리인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줄어들게 된다.

또한 사회적 자본은  네트워크 효과가 강조된다. 사람들의 관계, 네트워크를 통해서  정보력을 얻게 된다. 이 정보를 이용하여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확실성에 가까운 확률을 확보할 수 있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 형성되는 의무와 기대도 사회적 자본의 장점이다. 사람들 간에, 필요할 때  도와주는 관계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상호간의 의무감이 사회적으로 형성되어,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된다. 


◆ 사회적 자본의 부정적 효과 

반면 사회적 자본은 부정적 효과도 존재한다. 

사회 자본은 어떤 경제적 이해관계에  기초한 거래관계가 아니라, 순전히 인간적 사회적 관계로 맺어지는 네트워크이다. 그러므로 무임승차가 나타나지 않고,  친분이나 우정이 강조된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는  외부인 배척을 초래할 수 있다. 네트워크 구성원간의 강한 관계는 다른 사람들이 관계망에 접근하는 것을 통제할 수 있다.  이는 제한된 연대의식과 신뢰라는 연고주의가 기승하게 된다. 

사람들 간에 지연· 학연· 혈연으로 강하게 맺어져, 네트워크의 유대감은 강하지만 자신들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용을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파벌주의는 연결망 외부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따라서 개혁이 지체된다. 

또한 네트워크 구성원 간의 유대는 수직적으로 복종과 동조를 요구하게 된다. 네트워크 내의 통제는 강하고 개인의 자유는 제한적이다. 그러므로 독립적 사고방식이 존재할 수 없다. 

수직적 결사체로 리더의 의사결정에 복종하고 젊고 독립된 사고방식은 떠나게 된다. 


◆ 정치발전과 제도적 개혁 

사회의 신뢰· 규범· 네트워크는 미시적 관점에서 정보 획득을 용이하게 하고, 네트워크에서의 상호협력을 강화시킨다.  또한 거래비용을 낮추고, 정보비대칭 상황에서 발생하는  예방 비용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사회적 자본은 자본의 기능을 하여 이익을 창출하도록 돕는다.  이런 점에서 사회적 자본의 축적에 대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부정적인 요소도 양날의 검처럼 존재한다. 자신의 네트워크 내에는 정직하고 서로 도움을 주지만, 이 울타리 밖의 자들을 의심하고 불신한다. 

또한 조직 내에서 가부장적인 수직관계가 강요된다. 수평적 관계보다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관계가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억제된다. 

이렇다면 우리나라가 이러한 신뢰와 네트워크의 사회적 자본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이는  사회적 자본의 축적을 돕는 제도적 개혁이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자본의 배타성과 수직적 네트워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한국 대통령은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를 포함한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한 정책 결정권을 보유하고 있다.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로 삼권이 분립되어 있다고 하나,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권한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다양한 엘리트 간의 견제와 균형 속에서 엘리트의 참신한 의견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중앙집권적 정치체제하에서 장이 대부분의 의사결정권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구성원들은 자발적인 의사를 발휘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정치적 제도적  발전이  사회적 자본의 축적을 한층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되어,  미래의 절감비용과 수익은 한층 높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