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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아트시네마: 필름아카이브 특별전] 의식에 자국을 남기는 지적인 고전영화와의 대화 : 25일부터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려


더위로 다소 느슨해지기 쉬운 요즘 ,  의식에  자국을 남기는  지적인  고전영화와의 대화를  통해  마음을 재충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애절한 사랑, 정신을 오싹하게 하는 긴장감,  화려한 유혹에의 경계등,  흔하지 않는 체험을 안겨주는  고전영화 걸작 여섯 편이  오는 25일부터 29일 까지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된다. 

서울아트시네마와 부산 영화의 전당이 필름 아카이브를 상호 교환하여 이루어지는 이번 「필름아카이브 특별전」에는 무성영화의 결작인 무르나우의 <선라이즈>,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인간 삶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서정적인  기타 연주로 유명한  르네 클레망의 <금지된 장난>, 그리고 느와르 영화의 영역을 넓힌 니콜라스 레이의 <실물보다 큰>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슬픈 사랑을 노래하는  고전 뮤지컬의 걸작인 자크 드미의 <쉘브루의 우산>, 우아하고 애잔한 비올의 선율과 세련된 영상을 선보이는 르네 클레망의 <세상의 모든 아침>, 그리고 물랭루주에서 캉캉춤이 펼쳐지는 마지막 시퀀스가 걸작인 장 르누아르의 <프렌치 캉캉>등을 35mm필름으로 감상할 수 있다. 

과거와의 호흡은 값진 체험이 된다.  공자님도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옛 것을 알고 새 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可以爲師矣).”

☎ 문의 02-741-9782 (종로3가역 낙원상가 4층, 서울아트시네마)
    www.cinematheque.seoul.kr 


◆ Bigger than life (1956년)
 
Nicholas Ray의 <실물보다 큰>은   미국 50년대의 절망과 어둠을 이야기하는, 필름 느와르의 경계를 확장시킨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즉 일관된 장르를 거부한다. 희망이 상실된 상태에서 슬픈 유머가 넘쳐나는  블랙 유머류의 다크 코미디, 공포영화, 중독 스토리, 그리고  개인이 집단의 논리에 순응하는  동조주의에 관한 해설등,  어둠과 우울의  장르들이 뒤섞여, 미국의 1950년대의 암울한 시대상을 조명한다.  

Ray는 겉으로 그럴듯한 세계의 뚜껑을 벗기고, 그 속의 분노, 긴장 그리고 결핍을 드러낸다. 이 세계가 아무리 쾌활하고 밝은 빛이 비쳐질지라도, 그는 강박과 집착 그리고  피해자의 공포와 절규를 거대한 그림자로 이야기한다.  

1963년에 장 뤽 고다르는 이 영화를   10대 미국 유성영화의 하나로 꼽았다. 

2.35:1의 시네마스코프 화면비로 제작되었다. 


◆ Sunrise : A Song of Two Humans (1927)

.이 영화는 독일 감독, Murnau의  1927년 무성영화이다. 1929년 제1회 아카데미상의 작품상은 ‘Unique and Artistic Produrction’과 ‘Outstanding Picture’ 로 시상되었고, <날개>가 일등격인 최우수 영화상을, <선라이즈>가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이 영화는 카메라 트래킹의 돌파구였다는 점에서  영화사적 의미를 가진다. 습지, 보트, 댄스홀, 전차등의 공간을  카메라가 세련되게 움직인다. 이 카메라의 움직임은  존포드의 <밀고자 informer>(1935)와 오손 웰즈의 <시민 케인>(1941)에 영향을 끼친다. 

또한 다중노출의 영화 기교가 선보인다.   한 번 노출되었던 프레임 위에 다시 노출을 받아서 여러 영상이 겹치는 기법을 사용한다. 

메시지는 이분법의 대조로 명징하게 드러난다.  빛과 그림자, 시골 생활과 도시 생활의 대조등이 자연채광과 스튜디오 조명을 이용한 숏을 통해 이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1920년대의 최신 유행의 신여성이   마성적이고 에로틱한 도시 여성의 캐릭터로 위험스럽게 등장한다. 그리고  이분법적 묘사가 영화 이곳저곳에 나타난다. 일출과 일몰, 낮과 밤, 선과 악, 태양과 달, 부패와 순수, 평화와 폭력, 시골과 도시, 자연과 문화, 순수 시골 아낙과 세련된 도시 요부, 그리고 죄와 구원등의 대조가 이 영화의 주제를 선명히 드러낸다. 

유성영화가 등장하기 직전의 무성영화인 <선라이즈>는  타이틀 카드(캡션)로 일부 대사가 표현된다. 특히 ‘Couldn't she get drowned?’ (그여자를 물에 빠뜨려요)라며 도시 요부가 시골남자를 유혹하는 타이틀 카드는  물에 녹아버리듯 스크린에서 사라진다. 

독일 표현주의 영화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 쉘부르의 우산 (1964)
 
유성영화의 출현으로 가능해진 뮤지컬 영화는 1930년대 공황기 이후 암울했던 미국사회를 위로하기 위해 등장하였다.  밝고 명랑한 뮤지컬로 잠시나마 현실의 무게를 벗어나고자 하는 도피주의의 일면을 내포하고 있었다.  

하지만   뮤지컬 영화 <쉘부르의 우산>은  전통적인  경쾌함과 상이한 질감을 선보인다. 현실도피를 위한 강렬한 화려함 대신 운명에 대한 슬픔을 레시타티브로 노래한다. 

카뜨린느 드뇌브는 해맑은 10대로 등장하여, 그녀의 사랑과 이별의 슬픔을 애절하게 노래한다. 

동화속 이야기처럼, 사랑스럽고, 매력적이며, 숨막히고 긴장되는 감정의 파고를 체험할 수 있는  이 영화는 1964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