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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존 듀이의 교육사상 ② ] 교육의 목표 : 경험의 재구성을 통한 성장

‘경쟁은 내가 어제의 나하고 하는 거라고 믿는 나라 
나라에서는 뒤쳐지는 아이가 생기지 않게 하는 게 
교육이 해야 할 가장 큰 일이라 믿으며 (중략)

여자아이는 활달하고 사내 녀석들은 차분하며 
인격적으로 만날 줄 아는 젊은이로 
길러내는 어른들 보며 나는 눈물이 핑 돌았다.‘ (북해를 바라보며)
  
교실붕괴라는 말이 교육계의 화두가 된지 오래된 가운데,  도종환시인은 교육의 유토피아라 불리는 핀란드 교육을 핑 도는 눈물로 이야기한다. 

교실에서 잠자거나 문자를 보내는 소외된 아이들, 친구들 간의 우정보다 경쟁과 학교폭력으로 신음하는 학교,  교과서의 전달자에 불과한 교사 등은  우리나라 교육의 오래된 현주소이다. 그저 우리는 핀란드를  교육의 이상향으로 꿈꿀 뿐이다.  

교육이 철학의 반영이라고 한다면, 이러한 부정과 단절의 교육을 야기한 사고는 무엇일까?

존 듀이는 전통적인 교육은  학생이  이후 필요하게 될 일정한 기술을 습득하고 일정한 교과를 배움으로써 미래의 필요와 환경에 대하여  준비하는 행위로 이해한다.  듀이는 이러한 준비로서의 교육이 타율과 불통의 교육을 초래하였다는 것이다. 

이처럼 그는 현재의 생활을 희생하고 미래의 성과만을 바라는 전통적인 준비주의 교육 사상에 반대한 것이다. 

삶과 단절된 이러한 교육에 반기를 든 듀이가 실현하고자 하는 교육사상은 무엇일까? 그의 철학을 통해 우리 교육의 미래를 위한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듀이 교육사상의 개괄 

듀이에게 있어 교육은 성장이다. 한 아동이 현재의 삶에서 미래의 삶으로 성장할 때,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성장은 경험의 재구성으로부터 비롯된다.  경험은 과거의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지만, 그것은 단순한 과거의 반복이 아니라 과거의 경험에서 어떤 점을 취해 그것을 근거로 후속하는 경험을 구성해간다. 따라서 경험의 연속과 재구성으로 인간의 성장해간다. 


◆ 성장과 교육 

듀이가 교육의 목적으로  주장한 성장의 여건은 무엇일까? 

점차로 무엇을 쌓아가는 움직임인 성장의 일차적 조건은 ‘미성숙’이다.  미성숙은 단지 성인으로 성숙되지 않은 상태를 뜻하는 소극적인 의미보다 앞으로의 성숙 가능성을 전제로 한 적극적인 의미이다. 

미성숙이란 말에서의 未는 단순한 공백이나 결핍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능동성을 뜻한다. 이를 상대적 결여상태로 보기보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하기 위한  가능성을 가진 상태로 본 것이다. 

이 미성숙은  수용력과 잠재력을 내포한다. 수용력은 받아들임을, 잠재력은 다른 무엇으로 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들은 힘과 세력으로서,  발달할 능력을 표현한다. 

결국 교육의 과제는 능동적 미성숙 상태인 아동의 내부에 잠재력이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미성숙의 의존성과 可塑性 

미성숙은 의존성과 가소성을 특징으로 한다. 즉 성장하는 힘은 의존성과 가소성이다. 가소성은 습관의 형성을 유도한다. 결국 인간의 성장은 습관의 형성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의존성은 유기체의 환경과의 상호의존성을 의미한다. 이는 무기력을 뜻하지 않는다. 의존성은 더 기생적인 상태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상호의존에 의한 성장을 내포한다.

의존성의 개념은 동물의 새끼와 인간의 아이를 비교할 때 명확히 이해되어진다. 

동물의 새끼는 아이들에 비하여 환경에 적응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반면에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약하고 환경에 적응하는 힘이 부족하다. 하지만 동물의 새끼는 신체적 재능은 가지고 있으나, 사회적 재능을 가지지 못했다. 아이들은 사회적 수용력 때문에 신체적 수용력이 부족해도 살아남는다.

그러므로 의존성은 취약성이라기보다 오히려 힘이다. 역설적으로 개인적인 독립심의 증가는 개인의 사회적 수용력을 감소시킨다. 

가소성은 경험으로부터 학습하는 능력이다. 원래 가소성이란 외부로부터 압력이 가해졌을 때 형태가 변화되고 이 변형된 상태가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듀이의 가소성은 자신의 성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주변의 사정을 받아들이는 유연한 탄력성이다. 즉 생물체가 성장을 위해 가지고 있는 특수한 적응력이다. 더 나아가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능력이다. 경험의 결과에 기초하여 행위를 교정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러한 가소성은 습관의 형성을 유도한다. 습관의 형성은 곧 성장을 의미한다. 


◆   습관의 형성은 곧 성장 

교육은 습관의 형성이라 정의된다. 가소성은 습관의 형성을 유도하고 습관의 형성은 곧 성장을 의미한다. 

습관은 습성과 구분된다. 습성은 적응이다. 이를테면 야만인들은 대사막의 평원에 적응한다. 이 경우의 적응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순응한다. 

반면 문명인은 환경을 변화시키는 습관을 가진다. 이들은 경작지에 물을 대고 품종을 개량해간다. 드디어 황무지를 옥토로 바꾸어 놓는다. 

습관은 지성적인 성향이다. 이는 환경을 통제하고 인간의 목적을 위해서 이를 활용하기 위한  힘이다. 즉 이러한 힘은 새로운 상황에 대응하여 활동을 재조정하려는 능동적인 능력이다. 그러므로 습관은 기계적이고 고정된 습관을 뜻하지 않는다. 더욱이 좋지 못한 습관을 뜻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습관의 형성은 지성의 최대한의 발휘를 통하여 성장을 가능하게 하다. 

능동적 습관은 틀에 박힌 반복적 행위와는 반대이며 성장이다. 

결국 학교교육의 목표는 습관의 형성을 통해  성장을 이루는 것이다. 

 
◆ 경험 

듀이에 의하면  교육의 목표가 습관의 형성을 통한 성장이라면, 습관은 어떻게 형성될까? 그는 이에 대해 경험의 부단한 재구성이라고 답한다. 

경험의 본질은 능동적 요소와 수동적 요소의 종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능동은 ‘시도하는 것(trying)’이다. 즉 세계가 무엇인가를 알아내기 위해 실험하는 것이다. 수동은 당하는 것(undergoing)이다.  무엇인가 일을 하여 그 결과를 얻거나 당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능동적 요소와 수동적 요소가 결합되어야 비로소 경험이 된다. 그러므로 경험으로부터 배운다는 것은(Learning by doing)은 사물에 대해서 행하는 일과 그 결과 사물에 의해 받는 즐거움이나 고통등의 어떤 인상과 연결되는 것이다. 

듀이는 이를 “아이가 손가락을 불에 집어넣는 것 자체는 경험이 아니다. 그 동작의 결과로서 아이가 당하는 고통과 연결될 때 경험이 된다.”라고 설명한다. 

듀이는 “경험은 주어진 것을 변화시키려는 노력과 실험, 기획과 미지의 것에로의 탐색을 그 특징으로 한다. 이 미래와의 연관이야말로 경험의 주요 특징이다. 

현재를 살고 거기에서 행동하는 주체는 과거의 경험을 매개로 하면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되며, 이때 행해진 행동은 다시 미지의 세계로 향한다. 

행하고  겪는 것 사이의 관계가 누적되면서 진정한 의미의 성장이 구성된다. 과거로부터 현대까지의 경험을 도구로써 미래에 좀 더 나은 경험을 가져다 주고자 하는 설계가 경험이다. 

△ 경험 = 유기체와 환경과의 결합

경험은 능동적인요소인 유기체와 수동적인 요소인 환경의 결합이다. 

듀이에 의하면 단순한 활동은 경험의 구성요소가 되지 않는다. 능동적인 요소로의  실험과 수동으로서의 겪음이 결합되어야한다. 

이 행함과 겪음, 즉 능동과 수동의 경험은  능동으로서의 유기체와 수동으로서의 환경간의 상호작용으로 확장된다. 

유기체가 주어진 당면한 환경에  대처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겪게 된다. 이처럼 유기체와 환경간의 상호작용으로 새로운 경험으로서의 성장 O¹이 이루어지고 이 새로운 성장은 다시 유기체가 되어 새로운 환경과 상호작용을 일으켜 다시 유기체O²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O→ O¹ →O² →O³로 경험이 축적되어 성장해간다. 이를 경험의 재구성이라고 한다. 

결국 수동과 능동의 상호작용으로 경험이 재구성되고, 이는 곧 습관의 형성과 성장을 이끈다.  이러한 성장은  미래로 상승 연결되어 간다.


◆ 경험의 재구성을 위한 학교
 
교육의 목적이 습관 형성을 통한 성장이며, 성장은 경험의 재구성으로 이루어진다는 듀이 교육사상은  성장과 경험을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시사점을 던져준다. 

듀이의 경험론에서의 성장의 여건인 ‘환경’은 곧 학교이다. 그러므로 유기체로서의 학생은 학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경험의 재구성과 성장을 이룬다.  학교의 성격을 규정하는  교사의 역할과 학교의 기능이 경험 교육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결국 유기체로서의 학생들의 경험 재구성과 성장을 위해, 학교는 어떠한 환경이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