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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그레이트 뷰티 리뷰] 수용성이 있는 권력과 Great Beauty


유럽의 최고의 퇴마사이며 차기 교황으로 꼽히고 있는 추기경. 그러나  실상 그의  대화의 주제는 음식 레서피이다 . 귀신이 그를 보면 코웃음을 칠지 모른다. 
 
꿈이 수의사인 소녀는  파티에 참석한 게스트들 앞에서 분노에 찬 채, 물감통을 캔버스에 쏟아 붓는다. 이 파티의 호스트인 부모는 이 딸의 그림 퍼포먼스를  파티 이벤트로 이용한다. 

다수의 저작으로 사회에 대한 소명과 아이들에 대한 헌신을 자랑하는 여인은 사실  내연남인 유력 정치인의 도움으로 글을 쓰게 되며, 육아는 유모들이 전담한다. 

30여년간 함께 살아온 남자는 아내의 죽음 후에 곧장 또 다른 여자와 살림을 꾸린다. 

이 군상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거짓과 과장이다. 그들은 겉치레로 권력을 획득한다. 

영화 <그레이트 뷰티>에는 고상함과 화려함으로 가득 찬 로마를 배경으로  허위와 위선의 모습들이 만화경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감독은   “무엇을 아름다움으로 인식해야 하나?”라는 주관적인 질문을 던진다. ‘Great Beauty’란 무엇일까?


진정성 

상류층 사회에서 파티와 유희로 평생을 살아 왔던 젭은 그의 65세 생일이후 그의 첫사랑의 죽음의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과거 그녀의 순수와 감동의 시간을 떠올리며 그는 진정한 아름다움에 관해 고민한다. 

우리가 ‘아! 예쁘다’라고 한다면 일반적으로 균형, 비례를 통한 매력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아름다움을  외적 이미지와 결부시키게 된다. 

그래서 누군가가 아름답다라고 말하면,  우아하고 귀족적인 이미지, 세련되고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 혹은 능력있고 당당한 이미지를 언급한다. 그래서 천박하고 섹시한 이미지는 비하된다. 쉽게 벗는 자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상한 자들의 눈에는 옷 벗는 스트립트 걸은 경멸의 대상이다.  

 우리는 이러한 이미지에 눈속임을 당하기 쉽다.   마치 이는 서커스장에서 기린이 사라지는 신기함 같은 경험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아함과 카리스마를 넘어 저편 언덕에 도사리고 있는 비어있음을 발견한다.  오히려 천하다고 무시하는 이들에게서 삶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이 뿜어 나온다. 이는 현상과 꾸밈없음이 일치하여 나타나는  아우라이다. 

이 진정성은 삶의 연륜과 자신의 오랜 연단 속에서 고통스럽게 획득한 자신만이 통제 가능한 자산이다. 그래서 이는 위선으로 훔쳐진 이미지와 차원이 다른 힘이다. 

아름다움은 진정성이다. 그리고 이는 이로부터  비롯되는 ‘아우라와 감동을 주는 꾸며내지 않는 고유한 아름다움’인 것이다. 



◆  외관상의 아름다움이 권력

“이쁜 애들이 있으면 솔직히 열등감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예쁜 건 권력인 것 같아요, 솔직히 슬프지만 예쁜 애들은 페이스북에 시덥잖은 말을 해도 댓글이 이만큼 달리고... ” (김선우) 

“우리나라에는 여전히 이력서에 사진을 넣잖아요. 외국에서는 안 그런데. 바뀌어야 해요” 

위의 내용은 아름다운에 관한 한 조사에서 인터뷰이들이 한 말들이다. 

누군가가   전문성, 카리스마, 실력 혹은 건전한 상식으로 주변의 합리적 수용성을 획득한다면 이는 정당한 권력으로 영향력을 발휘 할 수 있다. 이는 겉과 속이 일치하는 조화이다. 

하지만 위의 예처럼 외관상의 아름다움이 권력이 되어 실생활에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우리는 거짓의 이미지에 눈속임을 당하게 된다. 

이력서에 사진을 넣고, 아름다운 용모는 곧 실력이라는 등식을 만드는 사회. 옷 벗는 스트립트 걸을 천하다고 깍아 내리는 고상한 이들은 축제를 벌이고 있다. 


수용성이 있는 권력과 Great Beauty

진정성 있는 아름다움으로 비롯된  권력은  주변의 높은 수용성을 끌어 당긴다. 

내면과 외면이 일치하는 그 아름다움을 이루기는 진정 고난의 길이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동일시를 이룬 이들에게서 나오는 아우라에 우리는 감탄사를 발한다. 

그리고 우리의 감탄의 대응은 그 자생적인 권력의 수용이다. 하지만 현상과 실질이 불일치하는 상황에서 이를  수용하도록 강요한다면 이 권력은 다름 아닌  無力이 된다. 게다가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젭은 비밀의 방을 여는 열쇠를 관리하는 이의 도움으로 그 방에서 아름다움을 만난다. 그 아름다움은 가슴을 드러낸 여인의 상반신 초상화였다. 

이는  과거 그녀의 사랑이 그에게 준 선물과 일치하였다. 
 
‘순수와 꾸밈없는 젖가슴이 드러난 상반신 裸身’. 우리는 이를 ‘Great Beauty’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