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식이 10일 정오 국회의사당 로탠더홀에서 열렸다. 2위와 역대 최다 득표 차(557만표)로 당선된 문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군림하고 통치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대화하고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낮은 자세로 일하는 대통령이 될 것을 다짐하였다. 문대통령은 “국민들의 서러운 눈물을 닦아드리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강조하였다. 또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며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문대통령의 취임사는 9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주권을 행사한 유권자들의 열망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9일 지상파 3사 19대 대선 심층출구조사에서, 문재인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들 중 29.9%가 ‘부패· 비리 청산위해 투표했다’고 답했다. 다음으로 23.9%가 ‘국민통합’을 위해, 17.3%가 ‘도덕과 청렴’을 보고 후보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이는 달리 말해 문대통령의 당선은 유권자들의 과거 집권세력에 대한 심판적 회고 투표와 후보에 대한 기대라는 전망적 투표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 회고 투표 “유
행복해서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미소를 짓는 행위를 함으로써 행복할 수도 있다. 후자는 인과관계가 역전되어 있는 상황이다. 현상을 먼저 분석하고 이에 대한 관점을 형성하기보다, 주어진 렌즈로 현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어진 렌즈는 렌즈가 바라보는 세상을 받아들이도록 한다. 파란색 색안경을 끼면 세상이 파랗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최준영외) ◆회고적 투표 vs 정서적 정당일체감에 근거한 투표 렌즈에 의한 왜곡현상은 정치의 투표영역에도 나타난다. 투표는 원칙적으로 국정운영의 결과를 누구에게 물을 것인가라는 보상과 심판의 역할을 담당한다. 유권자는 이러한 회고적 투표 (retrospective voting)를 통해 현재 권력집단의 업무수행을 평가하여, 집권세력을 지지로 보상하거나 이탈로 심판한다. 또한 회고적 투표는 심판을 통해 미래의 리더를 선택하는 효용을 지니는 전망적인 특성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합리성에 근거한 회고적 투표는 정서적 회고투표에 자리를 내어놓기도 한다. 이는 정당에 대한 애착심이 편향적일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유권자가 정당과 정서적인 일체감을 형성하면, 대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하고 정당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윈스턴 처칠이 2차 세계대전 후의 총선에서 패배한 것은 의외였다. 그는 영국을 승리로 이끌어 국민의 영웅으로 추앙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국국민은 처칠에게 배은망덕한 행동을 저지른 것일까? 이에 대해 영국국민들은 시대의 요구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인물을 요구했을 뿐이라는 해석이다. 그들은 전쟁의 지도자보다 베버리지 보고서가 그리는 복지국가를 이끌 지도자를 원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사회보장 체계를 구축할 역량있는 인물로, 보수당의 처칠 대신 노동당의 클레멘트 애틀리를 선택한 것이다. ◆비르투와 포르투나 국가의 흥망성쇠를 이끄는 요인은 무엇일까? 마키아벨리는 국가의 성공은 비르투(virtu)에 달려 있다고 보았다. 시민과 지도자가 비르투(역량)를 발휘하여 변덕스러운 포르투나(운명)를 통제하게 되면, 국가는 위대함을 성취한다는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운명의 힘인 포르투나를 ‘격렬히 흐르는 강물’에 비유하였다. 격렬한 강물은 파괴적이다. 홍수가 평야를 덮칠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그는 홍수에 그대로 휩쓸려 패배한 것처럼 체념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강물의 범람을 막기 위해, 둑을 단단히 쌓는다면 강물의 공격에 능히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족한 바보보다 불만족한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더 낫다.” 이렇게 주장한 영국의 질적 공리주의자 존 스튜어트 밀(1806~1873)은 타고난 천재일까? 그는 남들이 평생 할 공부를 10살 때 끝냈다. 세 살에 그리스어를 배우고 다섯 살 때 그리스 고전을 읽었다. 여섯 살에 기하학과 대수를 익히고 일곱 살 때 플라톤을 원서로 읽었다. 여덟 살에 라틴어를 공부하고 열 살이 안 되었을 때 동생들에게 그리스어를 가르쳤다. 이처럼 그는 엄청난 천재였다. 하지만 그는 유전적으로 뛰어난 천재는 아니라는 평이다. 그의 아버지 제임스 밀은 능력 면에서 특출 나지 않았다. 존의 천재성은 아버지의 아들 교육에 대한 남다른 관심의 열매였다. 아버지는 존과 함께 학문적인 문제로 시간을 보내며 존을 직접 가르쳤다. 아들이 10살 되기 전에 질의응답으로, 10살을 넘어가자 토론으로 아이의 사고력을 키웠다. 존 스튜어트 밀의 천재성에서 볼 수 있듯이, 아이의 두뇌발달은 부모들이 아이들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는가와 깊은 관련성이 있다. 아이들의 성숙한 인적자본은 두뇌 성장을 도와주는 가족 내의 사회 자본에 영향 받는다는 것이다. (제임스 콜만) 그러므로 일과 양육을 동시에
청년 1명이 노인 1명을 목말 태우고 있는 사회를 떠올려 보자. 우리나라는 2060년에 이러한 ‘목말사회’를 맞이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는 현재의 저출산 추세가 지속되면, 노인 한명 당 생산가능인구가 2000년 9.9명, 2015년 5.5명에서 2060년 1.2명에 머물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서이다. (국회예정처) 노인인구대비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은 인구오너스(ONUS)기에 나타나는 문제이다. 우리나라는 인구보너스기에서 인구오너스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다는 진단이다. 인구보너스는 생산인구가 증가해 노동력과 소비가 증가하여, 경제가 성장하는 현상이다. 반면 인구오너스는 생산가능인구가 줄면서 노동력과 소비가 줄어들고, 부양해야 할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경제성장이 지체되는 현상을 말한다. 정부는 인구오너스기에 대한 대비책으로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의 브랜드인 “브릿지플랜2020”을 추진하고 있다. 브릿지플랜은 인구보너스기와 오너스기를 안정적으로 연결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제 암울한 목말사회의 도래를 막기 위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저출산문제의 해법을 진지하게 모색해야할 시점이다. ◆ 유보통합 추진, 지지부진 정부의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세계에서 꼴찌 수준이다. 미국중앙정보국(CIA) ‘월드 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 의하면,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5명으로 세계224개국 중 220위를 기록하였다. 합계출산율은 여성1명이 가임기(15~49세)동안 낳을 평균자녀수를 말한다. ◆ 만혼과 비혼, 혼인력을 떨어뜨려 합계출산율이 낮은 원인의 하나가 만혼 혹은 비혼의 경향이 높다는 점이다. 출산율은 혼인력(배우자가 있는 비율)과 결혼 후 출산력(혼인한 부부가 출산하는 비율)으로 결정된다. 2005년부터 2014년의 합계출산율의 변동 요인을 분석하면, 합계출산율이 0.13명에 증가하는데 그쳤다. 결혼 후 출산력은 출산율에 양(+)의 기여를 하는 반면 혼인력은 음(-)의 기여를 하는데, 음의 기여가 양의 기여를 상쇄하여 출산율의 증가가 소폭에 머물렀다. (이삼식) 이처럼 결혼을 너무 늦게 하거나 결혼을 하지 않는 경향이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직접적인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 혼인력과 출산력을 낮추는 요인들 만혼과 비혼등의 혼인력의 문제에 출산력의 문제를 덧붙여 저출산의 종합적인 원인 분석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 출산의 메커니즘에 대한 파악이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RD투자,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등 미래형 투자에 의한 성장으로 성장의 균형추를 이동시켜, 성장동력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부동산 경기부양등 정부정책에 힘입은 성장, 제조업기반 성장등 단기적으로 현재에 집중하는 성장패러다임과 장기적이고 미래대응적인 성장패러다임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하는 「경제동향이슈」 2월호에 실린 2016년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특징에 의하면, 2016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서 정부의 소비와 부동산부양정책이 성장률을 떠받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정부에 의한 성장기여율 비중은 경제성장률의 52%에 이르렀다. 2016년 2.7%p의 경제성장률 중, 정부기여도는 2.2%p였다. 부동산 및 건설 경기부양등 정부 정책에 힘입은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가 1.6%p를 차지하였고, 정부소비의 성장기여도도 0.6%p를 나타낸 것이다. 2016년의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가 2015년 수준인 0.6%p에 머물렀다면, 우리나라의 2016년의 경제성장률은 1%대로 하락할 수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산업구조측면에서 우리나라 경제의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성장성은 지속적으로 둔
# A지방정부의 주민이었던 벤처사업가 김분권씨는 최근 B지방정부로 이주하였다. 그의 이전 이유는 벤처기업가들이 선호하는 공공서비스를 B지방정부가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B지방 정부는 최근 벤처기업에 높은 연구개발비세액공제의 혜택을 제공하는 세법을 통과시켰고, 벤처 연구 단지를 저렴한 임대료로 사용할 수 있는 조례도 제정하였다. 위의 가상의 사례는 거주지 이전을 통한 투표, 즉 ‘발로 찍는 투표’ (voting by one’s feet)에 대한 설명이다. 지방정부가 조세의 세목과 세율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율적인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면, 주민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공공서비스를 찾아 이동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거주지 이전을 통한 투표는 지방정부로 하여금 지방정부간의 서비스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 지방정부는 지역주민들의 선호와 수요에 신속히 반응하여, 주민의 욕구에 상응한 지방공공재와 서비스를 공급하게 된다. 따라서 ‘발로 찍는 투표’에 의하면 분권형 지방정부가 단일 통치의 집권형정부보다 우월한 후생을 가져올 수 있다. 단일 집권형 정부는 각 지역의 선호를 무시하고 전국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지방공공재를 제공하는 것에 반해, 분권형 지방정부는 자율
아프리카 초원에서 치타가 작은 영양을 잡기 위해 전속력으로 질주하고 있다. 그런데 치타 주변에 더 크고 맛있어 보이는 영양이 나타났다. 하지만 치타는 더 좋은 먹잇감 대신 이미 눈독 들인 작은 영양을 계속 쫓아간다. 이처럼 치타는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 새롭고 더 나은 변화를 바라지 않는다. 이미 익숙한 것에서 새로운 것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도 과거의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역사가 중요하다’(History matters)는 신념하에, 현재 및 미래의 행동과 결정은 과거의 그것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박용수) QWERTY키보드의 표준화가 과거 의존성의 대표적인 예이다. 1873년 타자기의 오동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이 키보드는 이후 발명된 더 효율적인 키보드로 대체되지 못하였다. QWERTY키보드가 전 세계에 널리 보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완고함과 변경불능을 고집하는 이러한 경로의존성(path dependency)이론은 제도 변화의 어려움도 설명한다. 외부의 충격이 기존의 제도에 가해지면, 정책사고의 틀의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정책담당자들은 고착화된
사람들이 열심히 일자리를 찾아도 실업이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의 하나로 효율임금이론(efficiency wage theory)이 꼽히고 있다. 기업들은 시장에서 형성된 균형임금보다 더 높은 임금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경우가 있는데, 시장균형임금으로 근로자들을 고용할 수 있는데도 높은 임금을 지불하는 것이다. 기업은 왜 이러한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걸까? 이에 대한 설명이 직무태만 모형(shirking model)이다.(Pindyck외) 직무태만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근로자에게 시장균형임금보다 더 높은 임금을 지불하게 되면, 균형임금보다 더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근로자들은 해고 시 발생하는 기회비용을 고려하게 되어 현재의 직장에서 생산적으로 일하게 된다. 이처럼 직무태만을 막기 위해 시장임금보다 더 높이 지불되는 임금을 효율임금이라고 한다. 효율임금은 실업이 지속되는 이유의 하나이다. 효율임금이 시장균형임금보다 높아, 효율임금하의 노동량은 시장균형가격에 의한 노동량보다 줄어들게 되어, 실업이 지속되게 된다. ◆ 비대칭 정보는 주인- 대리인 문제를 초래 근로자들은 일단 고용이 되면 열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