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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럭키비키의 두 얼굴 ] "완전 럭키비키잖아!" -'합리화'인가, '회복탄력성'인가?

‘럭키비키(Lucky-Vicky)’는 걸그룹 아이브(IVE) 멤버 장원영의 초긍정 사고, 이른바 ‘원영적 사고’에서 비롯된 표현입니다. 자신의 영어 이름 ‘비키(Vicky)’와 ‘럭키(Lucky)’를 합쳐, “상황이 어떻든 결국 모든 것은 내게 유리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믿는 태도를 가리킵니다.

다만 심리학 관점에서 긍정은 언제나 건강한 방향으로만 작동하지 않습니다. 같은 “운이 좋다”는 말이라도, 그것이 합리화로 흘러갈지, 아니면 건강한 회복탄력성으로 이어질지는 마음속에서 어떤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 왜곡형 럭키비키: 합리화

첫 번째 유형은 이미 좌절된 현실 앞에서 강박적 규칙(Must)은 그대로 둔 채, 대상(케이크)의 가치를 깎아내려 마음의 불편함을 덮는 방식입니다.

상황은 단순합니다. 빵집에서 한참 줄을 섰지만, 내 앞에서 우유케이크가 매진입니다.

이때 속마음은 “나는 오늘 여기서 반드시 먹었어야 한다. 못 먹은 것은 실패다”로 굳어 있습니다. 그런데 입 밖으로는 “차라리 잘됐다. 사실 저 케이크는 칼로리만 높고 맛도 별로일 거다. 안 먹는 것이 이득이다”라는 핑계가 나오기 쉽습니다.

겉으로는 긍정적인 말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오늘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절대 규칙이 깨진 고통을 피하기 위해 현실을 왜곡(맛없다)하는 국면입니다. 이러한 변명 만들기는 당장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으나, 규칙의 경직성은 그대로 남습니다. 

그로 인해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면 또다시 좌절하고, 대상을 깎아내리며 스스로를 달래는 패턴이 되풀이됩니다. 이 과정은 성장이라기보다 자기기만에 가깝습니다.

◆ 럭키비키: 건강한 재평가(Resilience)

두 번째 유형은 회복탄력성에 가깝습니다. 핵심은 ‘Must(강박)에서 Preference(선호)로의 전환’과 ‘상황의 재프레이밍(Reframing)’이 결합된다는 점입니다.

먼저 1단계는 규칙의 완화입니다.

케이크의 가치, 즉 “먹고 싶다”는 욕구는 솔직히 인정하되, 나를 괴롭히는 절대 규칙을 재조정합니다. ‘오늘 여기서 반드시 먹어야 한다’라는 문장은, ‘오늘 먹는 것(A)을 안 먹는 것(B)보다 선호하지만, B의 상황도 감당할 수 있다. 꼭 오늘일 필요는 없다’로 바뀝니다.

규칙이 완화되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그때 2단계인 재구성이 가능해집니다.

이 단계에서는 상황의 이점(Benefit)과 기회(Opportunity)를 능동적으로 찾습니다. 예컨대 “아쉽지만, 덕분에 오늘 과도한 당 섭취를 줄였으니 내 몸에는 더 잘된 일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오늘 매진 시간을 확인했으니, 다음번에는 헛걸음하지 않고 제때 살 수 있다”라는 정보 획득도 가능합니다. “덕분에 평소 궁금했던 옆 가게의 스콘을 먹어볼 기회가 생겼다”처럼 대안을 여는 방식도 포함됩니다.

건강한 럭키비키의 요지는 막연한 주문이 아닙니다. ‘반드시’라는 절대적 요구를 내려놓고, 좌절 속에서 건질 수 있는 의미·정보·대안을 찾아 다음 행동으로 연결하는 인지적 전환입니다.

◆목표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느낄 때의 해법

목표와 현실 사이의 괴리로 좌절을 느낄 때의 해법을 정리하면 다음처럼 네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행동적 대처(Situation Modification)입니다. 현실을 바꿀 여지가 크고 목표가 중요할 때 선택합니다. “현실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묻고, 다른 빵집을 검색하거나 예약·배달을 활용하는 등 구체적 행동으로 방법을 바꾸는 방식입니다.

둘째, 인지적 재평가(Cognitive Change/Reframing)입니다. 이는 앞서 설명한 ‘상황의 재프레이밍’과 같은 도구로, 사실(Fact)을 바꿀 수 없을 때, 우리는 그 사실에 부여한 의미(Meaning)를 다시 씁니다.

이를 위해 “이 상황이 내게 주는 이점은 무엇인가”, “이 일을 전화위복으로 바꾸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인가”라고 스스로 묻고 관점을 이동합니다.

예컨대 ‘케이크를 못 먹은 일’은 아쉽지만, 그 결과 ‘오늘 저녁 당 섭취가 줄어든다’는 이점을 얻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일 아침 속이 더 편할 수 있으니, 오히려 건강을 챙길 기회다”라는 결론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셋째, 규칙의 완화(Must → Preference)입니다.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가”를 묻고, ‘반드시 A여야 한다’를 ‘A가 B보다 좋지만, B도 수용할 수 있습니다(Prefer A to B)’로 고쳐 씁니다. 이 과정은 분노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넷째, 수용과 감정조절(Acceptance)입니다. “지금 정말 짜증나고 실망스럽다”라고 인정한 뒤, 심호흡과 관찰로 감정의 강도를 낮추며 시간을 버는 방식입니다. 감정이 지나치게 격해 이성적 판단이 어려울 때 우선됩니다.

적응형 럭키비키는 대체로 ‘3번(규칙 완화)으로 충격을 낮춘 뒤 2번(재평가)로 의미를 찾는 연계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다만 다른 빵집이 바로 옆에 있다면 1번(행동)이 먼저이고, 감정이 과열됐다면 4번(수용)이 순서입니다.

◆ 왜곡과 적응을 가르는 기준은?

럭키비키는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럭키비키가 현실을 외면하는 회피의 수단으로 쓰이면 독이 되고, 현실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적응의 발판으로 쓰이면 약이 됩니다.

왜곡형 럭키비키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경직된 규칙을 붙잡은 채, 대상의 가치를 깎아내려 불편함을 덮습니다. “어차피 별로였을 거다”, “안 된 것이 오히려 다행이다”라는 말이 그 전형입니다. 그러나 이는 현실을 왜곡할 뿐이며, 규칙이 그대로 남아 같은 좌절이 반복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적응형 럭키비키는 욕구와 가치는 존중하되, 경직된 규칙만 유연하게 완화하고 상황을 새롭게 재구성합니다. “정말 먹고 싶었지만, 오늘 여기서 꼭 먹어야 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다음에 더 잘 준비할 수 있다”처럼 말하며, 현실을 직시한 채 의미·이점·기회를 찾아 다음 행동으로 옮깁니다.

현실이 뜻대로 안 될 때 마음이 불편해지는 이유는 대개 ‘지금 여기서 반드시’라는 절대 규칙 때문입니다. 그래서 먼저 “꼭 지금이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고, 이어 “지금 할 수 있는 다음 수는 무엇인가”를 찾으면 됩니다. 이 순서를 타면 럭키비키는 정신승리가 아니라 회복탄력성으로 작동합니다.

이처럼 건강한 럭키비키의 핵심은 막연히 “그래도 나는 운이 좋다”라고 주문처럼 되뇌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여기·이 메뉴여야 한다’는 절대적 요구를 ‘되면 좋지만 안 돼도 견딜 수 있는 선호’로 낮추고, 동시에 그 상황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이점·기회·의미를 능동적으로 찾아보는 인지적 전환에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규칙이 조정되고 의미가 재구성되면, 좌절은 자기기만으로 덮이지 않고, 근처 카페로 발길을 돌리거나 다음 방문을 계획하는 등 보다 유연한 현실 적응과 구체적인 다음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럭키비키는 그 자체로 건강하거나 혹은 해로운 사고가 아닙니다. 규칙을 그대로 둔 채 가치를 깎으면 합리화가 되고, 가치는 유지한 채 규칙을 완화하고 이점을 발견하면 회복 탄력성으로 작동합니다.

결국 목표와 현실 간의 부조화로 발생하는 심리적 불안은 절대적 규칙을 낮추고 상황의 이점을 찾을 때 해소될 수 있습니다. 새해 2026년에 건강한 럭키비키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