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등의 충격으로 두 국가 간 금리에 차이가 발생하면, 자산시장에서 차익거래 유인이 생기게 됩니다. UIP(Uncovered Interest Parity)는 투자자의 기대수익률이 국가 간 동일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를 위해, 금리가 높은 나라의 통화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자율 차이와 환차손이 서로 상쇄되어, 자산 간 기대수익률이 같아지고 균형이 형성됩니다. 그런데 가격이 단기적으로 경직적(sticky)이라면, 경제가 새로운 균형으로 이동하는 과정은 루디거 돈부시(Rudiger Dornbusch)의 ‘환율 오버슈팅’ 모델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 상황과 UIP이론 ① 상황 중앙은행이 통화를 증가(M↑)시켜 기준금리를 낮춥니다. 이로 인해 명목이자율이 하락 (i↓)합니다. 이는 국내 자산의 채권수익률등을 낮춥니다.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금리가 높은 국가로 자본을 이동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자국통화가치는 하락하고 환율은 상승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금리와 한국금리가 4%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2%로 낮추었습니다. 글로벌 투자자는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더 높은 수익을 주는
대다수 개방경제 거시모형은 환율의 움직임이 UIP(Uncovered Interest Parity, 무헤지 이자율 평가조건)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UIP란 투자자가 자국에 투자 했을 때의 기대수익률이 다른 국가에 투자했을 때의 기대수익(=이자수익과 예상환율변동률의 합)과 같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따라 국내 금리가 상승하면 미래 환율이 현재 환율에 비해 상승(원화가치 하락)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현실경제에서 UIP이론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실증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UIP가 깨지는 현상이 UIP퍼즐입니다. 이 내용은 다음 기사에서 상세히 다룹니다.) 이러한 UIP의 구체적 개념은 무차익거래와 UIP를 증명하는 식인 Fama 회귀식에 의해 파악될 수 있습니다. ◆ 차익거래(Arbitrage)와 무차익 거래 (No-Arbitrage) 무차익 거래는, 문자 그대로, 차익거래의 반대 현상입니다. 차익거래(Arbitrage)는 ‘위험 없이, 초기 투자 없이, 확정적인 이익을 얻는 거래’를 말하는데, 차익거래에 성공하면 자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돈을 벌게 됩니다. 반면 무차익거래 (No-Arbitrage)는 공짜로 돈
경제학의 가장 기본적인 분석 도구인 콥-더글러스 생산함수의 핵심에는 '대체탄력성 1'이라는 고유한 특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글은 콥-더글러스 생산함수의 고유한 특징인 대체탄력성(σ=1)을 심층 분석합니다. 대체탄력성 '1'은 첫째, 요소 투입 비율이 상대 가격 비율 변화에 정비례하여 반응하고, 둘째, 요소 가격 변화와 무관하게 소득분배율이 불변하는 두 가지 핵심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본문에서는 이러한 특성들을 구체적인 예시와 비용 최소화 및 이윤 극대화 원리에 입각한 수학적 증명을 통해 명확히 규명합니다. ◆대체 탄력성의미 대체 탄력성은 '두 생산요소의 가격 비율이 1% 변할 때, 두 생산요소의 사용량 비율은 몇 % 변하는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σ= dln(K/L) ÷ dln(w/r) 여기서,K/L: 자본/노동 투입 비율 (사용량 비율)w/r: 노동/자본 상대 가격 비율 (w=임금, r=자본임대료) 즉, σ는 요소 상대가격비 w/r가 변할 때, 기업이 자본/노동 비율인 K/L을 얼마나 조정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생산방법을 음식의 레시피로 비유할 때, 대체탄력성은 생산과정의 레시피가 가격변화에 얼마
기술 진보는 자본과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주요 요인입니다. 이러한 기술 진보는 두 가지 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중립성과 편향성의 축(힉스중립 vs. 편향적 기술진보), 다른 하나는 체화성과 비체화성의 축(체화 vs. 비체화 기술진보)입니다. 그런데 수식의 형태만 보면, 힉스중립 기술진보와 비체화 기술진보는 모두 다음과 같이 동일하게 표현됩니다: Yₜ = A(t) · F(Kₜ, Lₜ) 이 수식은 기술 수준 A(t)가 생산함수 전체에 외생적으로 곱해진 형태입니다. 하지만 이 수식이 동일하다고 해서, 힉스중립 기술진보와 비체화 기술진보를 동일한 개념으로 간주할 수는 없습니다. A(t)가 생산함수 밖에 위치한다고 해서 곧바로 힉스중립이거나 비체화 기술진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먼저 중립성과 편향성의 관점에서 보면, 기술 진보는 자본과 노동의 생산성을 동일한 비율로 향상시킬 수도 있고, 특정 요소(예: 자본 또는 노동)에 편향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업무 프로세스의 전반적 개선은 자본과 노동 모두의 생산성을 높이는 힉스중립적 기술진보입니다. 반면, AI 도입으로 노동의 생산성만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면, 이는 노동 편향적 기
디비시아 방식은 경제이론과 높은 정합성을 지닌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 근거는 6월4일자 「MFP와 디비시아 지수」기사에서도 간략히 언급된 바 있습니다. “MFP계산에서 디비시아 방식은 ‘요소비용점유율= 한계생산성의 기여율’이라는 경제이론과 일치합니다. 이는 MFP계산에서 디비시아 방식이 생산함수의 이론구조와 정합성을 유지하면서, 각 투입요소의 기여도를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디비시아지수는 각요소의 비용점유율을 가중치로 삼아 총투입로그변화율을 계산합니다. 주목할 점은, 이 가중치로 사용되는 ‘요소의 비용점유율’이 곧 ‘요소의 생산탄력성’과 일치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가중치가 요소의 생산에 대한 실질기여도를 반영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요소의 비용점유율=요소의 생산탄력성’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것은 생산자가 이윤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비용점유율을 가중치로 삼는 디비시아 방식의 구조에는 생산자의 합리적 선택(Rational Choice)이 내재되어 있는 겁니다. 따라서 디비시아 지수는 단순한 통계적 평균이 아니라, 생산자 이론과 일관된 경제이론적 기반위에 구축된 분
◆ 생산성과 MFP 생산성은 투입 대비 산출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투입물 대비 산출물의 비율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기계 한 단위가 산출물 100개를 만들었는데 공정개선으로 150개를 생산할 수 있다면, 생산성은 50% 증가하게 됩니다. 생산성의 대표적 지표가 다요소 생산성(Multi-Factor Productivity)입니다. MFP는 노동, 자본 또는 노동 자본 중간재등 여러 생산요소의 투입요소를 고려한 총 생산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단순 노동생산성등과 달리 다요소적 효율을 측정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MFP는 투입요소의 양적증가를 제외한 생산성 증가분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Cobb-Douglas 생산함수 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Y = A•K^α•L^(1-α)에서 •Y : 생산량 •K : 자본 •L : 노동 •A :기술수준과 효율성 이 함수를 성장률로 분해하면 이렇습니다. Δln Y = sK•Δln K + sL• Δln L + ΔlnA 총산출량 증가율 = sK•자본투입증가율 + sL•노동투입증가율 + 잔여분의 증가율 •ΔlnY≈ ΔY/Y 총산출량의 로그 변화율 •Δln K, L : 자본, 노동투입량의 로그 변화율•sK sL : 자본과 노동
총산출 기준 다요소생산성(Gross-output based MFP)의 분모는 각 투입 요소의 기여도를 반영한 가중평균 지수입니다. 즉 다요소 MFP의 식은 ‘총산출 MFP(A) = 총산출(Y) / [노동 투입(L^α) × 자본 투입(K^β) × 중간재 투입(M^γ)]’ 으로 정의되며, 이 식은 Cobb–Douglas 생산함수 ‘Y=A×L^α × K^β × M^γ’를 재정리한 것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노동 투입의 단위는 보통 ‘시간’으로, 자본과 중간재 투입은 ‘원’(금액)입니다. 그렇다면 서로 다른 단위를 지닌 요소들을 어떻게 곱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수 있습니다. 그 해답은 ‘무차원화(Dimensional Homogeneity: 차원 동질성)’에 있습니다. 노동(L), 자본(K), 중간재(M)의 단위가 서로 다르더라도 곱셈이 가능한 것은, 지수(α, β, γ)가 각 단위들을 ‘정규화’하고 MFP(A)가 전체 식의 스케일 역할을 수행하여 단위를 보정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질적인 투입요소들도 공통의 무차원 척도로 환원되어 곱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총산출 기준 다요소생산성((Gross-output based MFP) 총산출기준
최근 한국 경제의 저성장이 근본적으로 '생산성 위기'에 기인한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첫 걸음은 생산성의 기본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생산성(산출량/투입량)은 투입요소가 단일요소인지 다요소인지에 따라, 단일요소생산성과(Single-Factor Productivity)과 다요소생산성(MFP:Multifactor Productivity)으로 구분됩니다. 다요소생산성은 다시 산출량이 총산출인지 부가가치인지에 따라 총산출기준다요소생산성(Gross-output based MFP)과 부가가치기준 다요소생산성(Value-added based MFP)로 구분됩니다. 여기서 부가가치기준 다요소생산성은 총요소생산성(TFP)과 동일한 개념입니다. 이번 기사에는 생산성의 핵심 개념을 짚은 뒤, SFP와 MFP의 개념을 집중적으로 파악합니다. 다음 기사에는 총산출 기준 MFP와 부가가치 기준 MFP(=TFP)를 정리합니다. ◆ 생산성의 개념 생산성(productivity)은 기업, 국가 경제, 개인 차원에서 중요한 핵심 개념으로, 투입된 자원(input) 대비 얻어진 산출물(output)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즉, 투입된 자원으로부터 얼마나 많
물가가 여전히 높고 경기가 침체된 경제 상태에서, 정부당국은 조기에 경기침체를 벗어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때 정부의 총수요자극책은 자칫하면 물가를 더욱 밀어올리고 경기침체를 지속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즉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겁니다. 따라서 정부당국이 물가가 진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경기부양책에 나서게 되면, 경제는 오히려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습니다. 결국 정부의 인내와 국민의 참을성이 경제를 회복시키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되는 것입니다. 이는 프리드만(Friedman)과 펠프스(Phelphs)가 제시한 ‘자연실업률가설’에 의해 설명될 수 있습니다. ◆ 자연실업률가설에서의 스태그플레이션 주지하듯이 스태그플레이션은 경제정체에 의한 낮은 성장률 (높은 실업률)이 나타남과 동시에 소비자 물가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경제상태의 통념에 의하면, 인플레이션과 불황은 trade-off현상으로, 이 둘은 공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이라는 두 개의 정책 목표는 동시에 달성될 수 없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1970년대 오일 쇼크 발발이후, 인플레이션과 낮은 성장률이 동시에 발
◆보이지 않는 손과 감성체계 행위자들은 의사결정시에, 보통 이성을 사용하여 미래의 편익과 손실을 예견합니다. 하지만 그 판단의 결과는 미래의 예측하지 못하는 변동성으로 인해 기대에서 곧잘 벗어납니다. 미래에 이러한 기대와 실제 값 사이의 편차는 위험이 되어, 행위자들은 위험에 대한 대가를 별도로 고려하여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예컨대 기대값에 버퍼를 충분히 두는 것도 위험에 대한 대비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성에 의존하여 원하는 결과를 기획할 수 없다는 점은 사람들이 감성체계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이유가 됩니다. 아담스미스는 사람의 행위는 기본적으로 감성체계에 의해 작동되며, 인지체계의 한 부분인 이성은 감성체계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경험세계(표층세계)의 현상이 존재하게 하는 배후의 힘은 감성체계이며, 이는 자연의 섭리, 곧 ‘보이지 않는 손’에 해당됩니다. ◆ 스미스의 저서에서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언급, 세 가지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 언급한 것은 세 가지 경우입니다. 우선 <천문학의 역사>에서 ‘주피터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주피터의 신을 믿는 로마인들은 천둥· 번개등 자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