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경제학은 인간을 합리적 존재로 가정합니다.
그러나 실제 인간은 객관적 확률보다 「희망, 공포, 확실성, 절박함」 같은 감정에 이끌려 확률을 비이성적으로 왜곡합니다.
즉 희망에 복권을 사고, 공포에 비행기를 피하며, 확실성을 찾아 보험을 중복 가입하고, 절박함에 주식을 물타기합니다. 합리적 계산보다 감정이 확률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정치적 프레임이 성공하는 이유도 그것이 논리적으로 옳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의 비합리적 심리를 정교하게 파고들기 때문이다.
◆ 확률왜곡 곡선
낮은 확률을 과대평가하고, 높은 확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은 확률가중함수에 근거한 확률왜곡곡선(inverse-S curve) 으로 설명됩니다. 이 곡선은 실제 확률이 마음속에서 어떻게 뒤틀리는지를 보여줍니다.

① 역 S자 모양
위 그래프의 역 S자 형태는 ‘위로 볼록 → 아래로 볼록’의 전환을 보여줍니다.
가로축(x축)은 실제 확률을 나타냅니다. 세로축(y축)은 심리적 가중 확률값을 의미합니다.
45도 점선은 실제 확률과 심리적 확률이 일치하는 이상적 상황을 나타냅니다. 반면, 역 S자 모양의 실선은 왜곡된 심리적 확률을 보여줍니다. 작은 확률 구간(왼쪽)은 위로 볼록, 큰 확률 구간(오른쪽)은 아래로 볼록한 형태를 띱니다.
② 낮은 확률의 과대평가(희망과 불안) : x축 왼쪽(작은 확률 구간) – 곡선이 대각선 위로 볼록한 모양
곡선이 대각선 위로 볼록한 왼쪽 구간은 확률의 과대평가를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0%에 가까운 희박한 사건일수록 ‘혹시나’ 하는 공포나 기대로 인해 그 가능성을 실제보다 훨씬 크게 느낍니다.
이는 곡선이 대각선(객관적 확률선)보다 위쪽으로 치우쳐 나타나는 현상으로, 인간의 심리적 확률 가중이 객관적 확률과 괴리됨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낮은 확률의 과대평가는 손실 영역과 이득 영역으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이때 각각의 태도는 위험 회피, 위험 선호를 보입니다.
△손실영역 (위험 회피): ‘재앙’에 대한 공포
비행기 사고 공포 등은 손실의 영역에 속합니다. 실제 항공기 사고 확률은 자동차 사고보다 훨씬 낮지만, 언론에서 사고 소식이 크게 보도되면 사람들은 그 희박한 확률을 과대평가하여 비행기를 기피하게 됩니다.
이처럼 낮은 확률에서 손실 가능성이 있을 경우, 사람들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확률을 실제보다 높게 느낍니다. 이 경우 그는 위험 회피 태도를 보입니다.
△이득 영역 (위험 추구): ‘대박’에 대한 희망
반면 복권 당첨을 희망하고 복권을 사는 것은 이득의 영역에 속한 경우입니다. 이때 사람들은 위험을 추구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거의 당첨 가능성이 없는데도 확률을 과대평가하여 복권을 구입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낮은 확률에서 이득 영역에 있을 경우, 사람들은 확률을 과대평가하여 위험을 추구하는 성향을 보입니다.
결국 인간은 객관적 확률이 아닌, ‘재앙을 피하고 싶은 공포’와 ‘대박을 꿈꾸는 희망’이라는 주관적 감정에 따라 위험에 대한 태도를 결정합니다.
③ 높은 확률의 과소평가 (절박함과 보수성): x축 오른쪽(큰 확률 구간) – 곡선이 대각선 아래로 볼록한 형태
곡선이 대각선 아래로 볼록한 오른쪽 구간은 확률의 과소평가를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95%처럼 매우 높은 확률조차 100%가 아니라는 이유로 실제보다 낮게 받아들이며, ‘거의 확실한 것’과 ‘완전한 확실성’ 사이에 큰 심리적 간극을 둡니다.
이러한 높은 확률의 과소평가는 손실 영역과 이득 영역으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이때 각각의 태도는 위험 회피, 위험 선호를 보입니다.
△손실 영역 (위험 추구): ‘파멸’을 피하려는 절박함
주식 손절 회피는 손실 영역에 속합니다.
주식 투자자는 회복 가능성이 5%에 불과한 상황(즉, 95% 확률로 손실 확정)에서 손절하지 않고 물타기 전략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는 95%라는 손실 확률을 실제보다 낮게 과소평가합니다. 그 손실을 확정하는 데서 오는 심리적 고통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5%에 불과한 회복 가능성에 모든 희망을 걸고 주식 추가 매수 등의 물타기를 행합니다.
이처럼 높은 확률에서 손실 가능성이 있을 경우, 사람들은 위험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손실 확률을 실제보다 낮게 느낍니다. 그는 위험 추구(Risk-Seeking)의 태도를 보이는 겁니다.
△이득 영역 (위험 회피): ‘확실성’을 확보하려는 심리
반면 중복 보험 가입은 이득 영역에 속합니다.
기존 보험만으로도 사고 발생 시 99% 이상 보장이 가능하지만, 가입자는 ‘혹시 지급이 거절되면 어쩌지?’라는 1%의 불안 때문에 보장의 가치를 심리적으로 80~90%로 낮게 평가합니다. 이 작은 불확실성을 메우기 위해 추가 보험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높은 확률에서 이득 가능성이 있을 경우, 사람들은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이득 확률을 실제보다 낮게 느낍니다. 그는 위험 회피의 태도를 보이면서 확실성을 추구합니다. 불확실성을 조금이라도 남겨두고 싶지 않은 심리가 추가 비용이나 불리한 선택을 기꺼이 감수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④ ‘이득/손실 × 낮은/높은 확률’ : 네가지 위험 매트릭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태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일관된 위험 태도를 보이기보다 맥락에 따라 위험 태도를 달리할 수 있습니다.
낮은 확률의 상황에서 긍정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경우, 사람들은 낮은 확률에도 확률을 높게 평가하여 위험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반면 손실에 대한 공포가 클 경우, 낮은 확률에도 확률을 과대평가하여 위험을 회피하는 심리를 보입니다.
또한 높은 확률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득을 보고 있을 때는 확실한 이익을 선호하는 ‘위험 회피’ 성향을 보이지만, 손실을 보고 있을 때는 본전을 찾기 위해 더 큰 위험도 감수하는 '위험 추구' 성향을 보입니다.
이처럼 행동경제학의 관점에서 위험의 태도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습니다.
◆ 인간 심리를 활용한 정치 전략: ‘비상계엄=내란’ 프레임 분석
전망 이론의 통찰은 인간의 비합리성을 ‘상수’로 인정하고, 심리를 이해하는 정책과 전략의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이는 합리적 인간을 전제하는 기존의 정책이나 정치 전략의 한계를 지적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비상계엄=내란’ 프레임은 이러한 행동경제학적 원리를 정치 전략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사례입니다.
이는 "심리적 확률이 객관적 확률을 압도한다"는 교훈을 바탕으로, 유권자가 객관적 데이터보다 주관적 감정에 더 크게 반응한다는 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은 위 매트릭스의 네 번째 구간, 즉 ‘높은 확률의 손실’ 프레임을 통해 유권자의 ‘절박함’을 자극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이 프레임은 ‘비상계엄=내란’이라는 등식을 통해, 국민의힘을 장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은(예: 95%) 위험 집단으로 규정합니다.
유권자가 이 프레임에 동조하면, ‘국민의힘이 집권 시 국가 안정과 민주주의가 붕괴할 것’이라는 절박한 공포를 느끼게 됩니다.
이 공포는 ‘파멸을 회피해야 한다’는 심리를 자극하여,‘민주당을 지지하지 않으면 국가가 망한다’는 믿음 아래 민주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나 과감한 정치적 행동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감정적 몰입이 성공한 배경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정교한 내란 프레임 전략이 있습니다. 이 전략은 객관적 확률을 압도하는 심리적 공포를 만들어내고, 유권자의 파멸 회피 심리를 자극함으로써 비합리적 위험 추구를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내란 프레임’의 허구성은, 그들이 비판하는 ‘기본권 침해’가 정작 자신들이 속한 정부·여당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드러납니다.
국가 행사를 이유로 1년 전 예약된 개인의 결혼식을 무더기 취소시킨 신라호텔 사건은,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기본권 보호 논리가 얼마나 선택적으로 적용되는지를 보여주는 이율배반의 극명한 사례입니다.
결국 국가 행사를 명분으로 개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이 사건은, 더불어민주당의 기본권 보호 논리가 선택적 구호에 불과하며 그들의 정체성이 개인의 기본권 보호보다 국가주의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 「희망, 공포, 확실성, 절박함」등 감정을 이해하는 정책 필요
더불어민주당의 내란 프레임은 정치 캠페인에서 감정적 프레이밍의 강력한 힘을 보여줍니다. 이는 정책 설계나 메시지 전달에서 합리적 설명뿐만 아니라, 인간의 심리적 가중치를 반드시 고려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결국 합리적 이성보다 ‘희망, 공포, 확실성, 절박함’이라는 각기 다른 감정을 섬세하게 다루는 정책 설계가 필요합니다.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고 돕는 현명한 정책으로의 전환이 요구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