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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 UIP, UIP 퍼즐, 오버슈팅 ] 환율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세 가지 분석 틀의 비교

-UIP 이론의 기대, 현실의 퍼즐, 그리고 오버슈팅이 말하는 조정동학의 경제학

환율의 복잡한 움직임을 이해하기 위해, 경제학은 세 가지 서로 다른 분석의 틀을 제공합니다. 이는 UIP(무위험 이자율 균형), UIP 퍼즐, 그리고 오버슈팅 모델입니다.

UIP는 환율의 이론적 균형 조건을, 오버슈팅 모델은 그 균형에 도달하는 과정을, 그리고 UIP 퍼즐은 이러한 이론이 현실에서 반복적으로 어긋나는 현상을 보여줍니다.

이 글은 세 가지 핵심 개념을 각각 명확히 설명합니다. 


◆ UIP vs  UIP 퍼즐

①UIP (Uncovered Interest Parity)는 기대 균형 조건 

UIP는 기대 기반의 균형 조건입니다.  두 국가 간 금리 차이가 미래 환율 변동에 대한 시장의 기대값과 같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UIP식은 다음과 같은 수식으로 표현됩니다.   

Et​ [​ (St+1 −St)/​ St​ ]= it​ − it* 또는 Et​ Δst+1 = it​ − it*

• St+1 미래 환율
• St 현재 환율
• it​ 이자율 (예: 한국)
• it* 이자율 (예: 미국)
• Et​ Δst+1 : 로그 환율의 기대 변화율

이 식이 의미하는 바는 지금 시점(t)의 금리 차이는 다음 시점(t+1)의 환율 변화율에 대한 시장의 기대값과 같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국내 금리가 외국 금리보다 2%포인트 높다면, 시장은 향후 자국 통화가 약세로 전환되어 환율이 약 2% 상승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이에 따라 두 자산의 수익률이 같아지고 차익거래 유인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즉, UIP는 금리가 높은 통화는 미래에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는 기대이론입니다. 


② UIP를 실증하는 회귀식: 파마식(Fama Regression)

UIP는 미래 환율의 변동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하는 균형 조건입니다. 하지만 이는 이론적 개념이므로 실제 시장에서의 유효여부가 실증적으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파마(1984)가 제시한 회귀식은 이러한 실증분석에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방법론입니다.

파마 회귀방정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Δst+1= α+β(it - it*) +ϵt +1
  
• Δst+1= st+1 - st  : 환율의 실제 변화율 
• it - it*: 국내금리 – 해외금리 = 금리 차이
• β: 회귀계수, 금리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
• ϵt+1 : 오차항

이 식에서 UIP가 정확히 성립한다면, 이론적으로 계수는  α=0, β=1이어야 합니다.

α = 0은 시장에 체계적인 편향(bias)이나 별도의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이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β = 1은 금리 차이가 미래의 환율 변동률과 정확히 일대일로 대응한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만약 국내 금리가 해외보다 높아 금리 차 (it - it*)가 양수(+)라면, 투자자들은 이론적으로 더 높은 이자 수익을 얻게 됩니다. 이 초과 수익 기회를 상쇄하기 위해서는, 미래에 국내 통화의 가치가 이에 상응한 만큼 그 금리가 하락해야 합니다.(Δst+1  > 0)


③ UIP 기대모델의 실증분석과 UIP 퍼즐

UIP는 미래 환율에 대한 기대를 기반으로 하는 이론이지만, 과연 현실에서도 성립할까요?

이론대로라면 파마 회귀식(Δs = α + β(i - i*) + ε)의 계수 β는 1이어야 합니다. 즉, 금리가 높은 국가의 통화는 미래에 약세를 보여야 합니다. 

하지만 수많은 실증 연구 결과, β는 오히려 0보다 작은 음수(-) 값을 보이는 경우가 빈번하게 관찰되었습니다.

이처럼 이론의 예측과 실제 현실이 정반대로 나타나는 현상을 ‘UIP 퍼즐’ 또는 ‘파마 퍼즐’이라 부릅니다. 이는 금리가 높은 통화가 이론의 예측과 달리 오히려 강세를 보이는 경향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국내 금리가 해외보다 2%p 높을 때 (i - i* = 2%), 이론상 미래 환율은 2% 상승(통화 약세)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오히려 환율이 1% 하락(통화 강세)했다면, 이는 금리차와 환율 변동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이므로 UIP 퍼즐에 해당합니다.

최근 연구들은 UIP 퍼즐의 양상이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 연구(출처: NBER Working Paper No. 24342, Matthieu Bussière등, “The New Fama Puzzle”,  2018)에 따르면, 주요 통화의 β 계수는 대부분의 기간(1999-2021)에 0 이하를 보여 퍼즐의 건재함이 확인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유로화의 β는 특정 기간에 양수 값을 보이기도 했지만, 전체 기간(1999-2021)의 β는 -1.019로 음수 값을 보였습니다. 

•1999–2005  :  β= –5.213     
•2005–2017  :      +3.778     
•2017–2020  :      –3.797           
•전체(1999–2021) :  –1.019      


반면, UIP 퍼즐의 빈도가 줄어들었다는 분석(UCR, “The New Fama Puzzle”)도 있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모든 통화의 β가 음수였지만, 위기 이후에는 일부 β가 양수로 전환되는 변화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β가 양수로 전환된 현상에 대해, 이 연구는 UIP 자체가 성립하기 시작했다기보다는 ‘기대 오차(expectations error)’의 성격이 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즉,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가 형성되는 방식이나, 이러한 시장의 기대 오차와 금리 차이가 함께 움직이는 관계(co-movement)가 변화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양수 계수'로의 전환이 앞으로도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며, 이는 향후 기대 오차의 패턴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달려있다고 연구들은 지적합니다.


④ 단기 방향성 실패 vs UIP퍼즐

그런데 현실에서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론적 예측(통화 약세)과 달리 오히려 해당 통화가 단기적으로 강세(환율 하락)를 보이는 현상이 관찰되곤 합니다. 

이러한 '단기 방향성 실패'는 그 자체로 UIP 이론이 깨진 것처럼 보여 퍼즐의 일부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계의 엄밀한 정의에 따르면, 이러한 단기 반응은 ‘UIP 퍼즐’의 정의(Definition)라기보다는, 퍼즐을 유발하는 원인(Cause) 또는 메커니즘(Mechanism)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즉, 단기적인 방향성 오류가 반복적으로 누적되어, 장기적인 통계 결과인 'β < 0' 를 낳는다는 겁니다. 

따라서 UIP 퍼즐은 특정 이벤트 직후의 단기 반응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리가 높은 통화가 이론과 반대로 강세를 보이는 통계적 경향(β < 0) 으로 정의됩니다.

한편 오버슈팅 이론은 단기 반응이 이론적으로 맞는 방향(예: 금리 인하 → 통화 약세)으로 가지만, 그 정도가 과도하게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합니다.

•금리 인하 → 즉각적이고 큰 폭의 통화 약세(환율 급등) : 이것이 오버슈팅
•금리 인상 → 즉각적이고 큰 폭의 통화 강세(환율 급락) : 이것이 오버슈팅

결론적으로, '단기 방향성 실패'는 UIP 퍼즐을 유발하는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으며, 'UIP 퍼즐' 자체는 장기적인 통계 현상으로 정의됩니다.  '오버슈팅'은 UIP이론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환율이 과민 반응하는 현상을 지칭하는 별개의 개념입니다.



◆ UIP vs  오버슈팅 모델 

UIP와 돈부시의 오버슈팅 모델은 각각 ‘균형 상태’와 그 균형으로 향하는 ‘조정 경로’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즉 UIP가 특정 시점의 정적(static) 균형 조건을 설명하는 반면, 오버슈팅 모델은 외부 충격이 발생했을 때 새로운 균형점으로 찾아가는 동적(dynamic) 조정 과정을 설명하는 이론입니다.

우선 UIP는 정적(static) 균형 조건에 초점을 맞춘 모형입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예를 들어 한국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늘려 국내 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원화의 가치가 상승(환율 하락)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됩니다.

즉, 현재의 금리 차는 미래 환율 변동에 대한 시장의 기대값으로 반영되어야 하며, 시장 균형에서는 금리 차 = 기대 환율 변화율이라는 관계가 성립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UIP는 이 과정이 어떻게 실제로 발생하는지, 어떤 경로를 통해 조정되는지에 대한 동학(dynamics)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왜 그렇게 되는가?’ 혹은 ‘금리 변화가 환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는 것입니다.


① 오버슈팅 이론의 동적 조정 과정

돈부시(Dornbusch, 1976)의 오버슈팅 모델은 장기적으로 UIP가 성립한다고 가정하고, 여기에 가격 경직성이라는 현실적 제약을 더하여 금리 충격이 환율에 미치는 단기 및 장기 조정 경로를 설명합니다.

다음은 통화량 증가(금리 인하) 시 오버슈팅 모델이 설명하는 동적 과정입니다.

1. 충격 발생: 통화량 증가와 이자율 하락

중앙은행이 통화 공급(M)을 늘리면, 단기적으로 물가(P)는 경직적이므로 실질 통화량(M/P)이 증가하여 국내 이자율(r)이 하락합니다.

2. 자산시장 반응: 환율 급등과 오버슈팅

이자율이 하락하면서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고, 이는 자국 통화가치의 즉각적인 하락(환율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이때 금융자산인 환율은 거의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반면, 재화 가격은 느리게 조정됩니다. 이러한 조정 속도의 차이로 인해, 환율은 새로운 장기 균형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과도하게 상승하는데, 이것이 오버슈팅(Overshooting)입니다.

3. 실물시장 반응: 장기 균형으로의 수렴

시간이 지나면서 늘어난 통화량은 총수요를 자극하여 물가(P)의 점진적인 상승을 유발합니다.

물가가 상승하면 실질 통화량(M/P)은 다시 감소하므로, 하락했던 이자율이 서서히 원래 수준으로 복귀합니다.

이자율이 다시 오르면서, 폭등했던 환율은 점진적으로 하락(통화가치 절상)합니다. 이 과정은 환율이 새로운 장기 균형 수준(처음보다는 높은 수준)에 안착할 때까지 계속됩니다.

이처럼 오버슈팅 모델은 UIP라는 장기 균형을 전제로, 단기 충격(오버슈팅)과 장기 조정(균형으로의 수렴)이라는 시간 경로를 동태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