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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 위험 조정 UIP ] 2018 터키 위기의 교훈 : 반시장정책이 만든 tail risk

위험조정 UIP는 ‘위험이 커질수록 통화는 강세를 보인다’고 가정합니다. 그러나 2018년 터키 위기는 그 정반대였습니다. 리라 가치는 반토막이 났고, 캐리트레이드 전략은 치명적 손실로 돌아왔습니다. 금융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꼬리위험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이는 반시장적 정책과  글로벌 risk-off등에 의해 현실화 된 것입니다. 


◆ 환율 변동이 이자차익을 압도할 때, 캐리트레이드는 대규모 손실

터키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들은 TRY(리라)에 롱포지션, CHF(스위스프랑)에 숏포지션을 취했지만, 정반대 상황이 벌어져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캐리 트레이드는 평시에는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는 큰 손실이 발생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이는 캐리트레이드의 초과수익구성이 이자차익과 환차손의 합으로 구성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당시 캐리 구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초과수익 ≈ 이자 차익  -  환율 변동으로 인한 환차손’ 
​ ​ 
위의 수익의 모습처럼 평시에는  환율변동이 제한적이어서 금리차이가 환차손보다 우위를 점하지만 위기 시에는 환율 급등이 환차손을 확대해 초과수익을 음수로 전환시킵니다.

이러한  특징이 터키 캐리트레이드에 나타났습니다.  

대부분의 캐리트레이드는 달러를 결제통화로 사용합니다. 예컨대, 투자자는 스위스프랑(CHF)을 빌려 이를 달러로 환전하고, 그 달러를 다시 리라(TRY)로 바꿔 터키 자산에 투자합니다.

따라서 투자자의 포지션은 다음으로 요약됩니다. 

•CHF를 빌림 → CHF 숏포지션 (CHF 가치 하락하면 → 상환 부담 줄어들어 이익)
•이후 TRY 매수 → TRY 롱포지션 (TRY가 상승하면 → 매도시 이익)

그런데 TRY 롱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리라 가치가 반토막이 나면서 큰 손실을 입었습니다. 당시 TRY 금리 이자는 약 +12% (8개월)였지만, USD/TRY 환율은 3.8 → 7.0으로 폭등 (USD가치가 약 +84% 상승, TRY가치가 약46%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이자 차익 +12%였지만 환차손은 –50% 이상으로 추정되어, 순손실은 약 -38% (USD 기준)에 달했습니다. 

게다가 CHF 숏포지션의 경우,  ‘USD/CHF도 하락 → CHF 강세 → 상환 부담 증가’로 손실은 더 확대되었습니다.  위기시 CHF가 강세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캐리 트레이드의 본질적 취약성, 즉 환율 변동이 이자차익을 압도할 때의 파괴력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2018 터키 캐리트레이드의 전개 

2018년 이후 터키 캐리 트레이드에서 이같은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주된 원인은 위험프리미엄 급등이었습니다. 이것이  UIP이론과 달리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리라 가치 폭락과 초과손실을 초래한 겁니다. 


①위험을 고려한 UIP

위험 조정 UIP( Risk-Adjusted Uncovered Interest Parity)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iKR−iUS=E[Δs]+ρKR

•iKR: 한국 금리 (국내 금리)
•iUS: 미국 금리 (해외 금리)
•E[Δs]: 예상 환율 변동률 (원/달러 기준)
•ρKR: 한국 원화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 (Risk Premium)

이 공식은 이론적으로, 두 통화 간 금리 차이는 기대 환율 변동률과 위험 프리미엄의 합으로 설명된다는 의미입니다. 즉, 위험이 커질수록 해당 통화는 강세로 조정되어야 초과수익이 사라진다는 가정을 내포합니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됩니다.

E[Δs]=(iKR−iUS)−ρKR

즉, 위험을 반영한 기대 환율 변동률은 두 국가 간 금리 차이에서 위험 프리미엄을 뺀 값입니다. 


②기대와 현실의 괴리 

그런데 실제 환율 변동은 불확실성과 외부 충격 등으로 인해 이 기대치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대와 현실간의 괴리는 평시와 달리 위기시에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2018년 터키캐리트레이드는 그 대표적 사례였습니다.  


⑴ 평시

•i TRY=18%
•i CHF=−0.75%
•금리 스프레드 = 18%−(−0.75%)=18.75
•평시 리스크 프리미엄: ρ t​ =5%
•Et​ [Δs]=18.75%−5%=+13.75%

따라서 연간 약 13.8% USD 강세(리라 약세)가 나타나야 기대 초과수익이 0입니다. 그러나 실제 절하 폭이 그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약 5%의 초과수익이 기대되었습니다.

⑵ 위기 시 (2018년 여름)

하지만 위기시에 이러한 기대는 깨져버렸습니다.

2018년 글로벌 리스크등으로  인해 TRY의 리스크 프리미엄(30%)이  급등하였습니다. 

당시 기대 환율변동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TRY 18%, CHF –0.75%)

E[Δs]=(i TRY−i CHF​ )−ρ= (18%-(-0.75%)) - 30% = 18.75% - 30% = -11.25%
 
이처럼 위험프리미엄(30%)이 금리차(18.75%)를 상회하므로, USD가 약 11% 약세(리라 강세)를 보여야 초과수익이 0에 수렴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습니다.   

실제로 2018년 초의 USD/TRY ≈ 3.8은  2018년 8월에 7.0으로 폭등하여, 달러상승율은 84%[(7.0−3.8)/3.8]에 달했습니다. 

결국 이론상 약 연11% 달러가치 하락을 기대하였지만, 실제 8개월 동안 달러가치가 84% 급등한 결과, 투자자들은 막대한 환차손을 입었습니다. 

이는 위험 프리미엄의 지속적 급등, 유동성 위기, 그리고 패닉 청산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⑶ 터키 캐리 트레이드 메커니즘

정리하면, 위기시에는  위험프리미엄이 폭등하므로,  예상환율변화가 리라 강세쪽으로 크게 이동해야 초과이익이 0에 수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리스크 오프 환경에서 위험이 급등하자 공포에 사로잡힌 투자자들은 포지션을 청산하며 리라를 대거 매도하였습니다. 그 결과 리라 가치는 폭락하고 환차손이 금리차 이익을 압도해, 초과수익은 음수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다음으로 요약됩니다. 

 “위험프리미엄 급등 → 이론상 리라 강세 기대(위험조정 UIP) → 그러나 현실은 리라 급격한 약세 → 패닉 청산 → 환율 크래시 → 환차손 확대 → 순손실”

결과적으로, 위험조정 UIP가 전제한 기대 균형(리라 강세)은 현실에서 무너졌고, 캐리 트레이드 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입었습니다.


◆ 반시장정책이 만든 tail risk

이처럼 2018년 이후 터키 캐리트레이드에서 나타난 리라 폭락과 대규모 손실은 위험조정 UIP가 제시하는 기대 균형과 정반대의 결과였습니다. 

이 괴리가 발생한 핵심 원인은  무엇일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비전통적 경제 정책입니다.

이 정책들은 △코란의 리바금지에 따른  저금리 선호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수출 중심 성장과 통화 약세 전략으로 요약됩니다. 

①리바 금지에 따른 저금리 정책

에르도안은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였습니다. 인플레이션이 12%에 달하던 2018년에도 금리 인상을 반대했습니다. 

저금리 정책은 통화 공급을 늘려 리라 가치를 약화시켰고, 외화 부채 상환 부담을 가중시켰습니다. 

이처럼 정치 불안과 정책 불신으로 인해 위험 프리미엄이 급등(예: 5% → 30%)하였습니다. 

에르도안의 저금리 정책은 이슬람의 이자(Riba) 금지 원칙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그는  경제 정책에 종교적 요소를 도입한 겁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은  피셔 방정식(명목금리 = 실질금리 + 기대 인플레이션)과 완전히 반대방향이었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을수록 통화량을 줄이고 명목금리를 올려야 합니다.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에르도안의 금리 인상 반대 정책은 피셔 방정식상 실질금리가 음수로 떨어져 통화가 팽창하고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가능성을 높입니다. 
 
이러한 이슬람의 리바 금지에 의한 반시장적 접근은 투자자 불안을 가중시켰고, 특히 외국 투자자(캐리트레이드 참여자)의 리라 자산의 매도를 부추겼습니다.  2018년 8월 리라 가치 23% 하락은 이로 인한 패닉 청산의 결과였습니다.

이론적 UIP에 의하면,  위험프리미엄급등에는 리리강세가 뒷받침되어야 초과수익이 0으로 수렴하는데, 오히려 리라가 폭락한 겁니다. 

위험폭등이 패닉 청산으로 이어져 리라 약세가 가속화되었습니다. 그 결과 2018년 USD/TRY는 3.8에서 7.0으로 폭등(84% 가치 하락)하였습니다. 

이같은 환율 크래시를 초래한 원인이 에르도안의 비전통적 경제인식이었습니다. 


②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에르도안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약화시키며 통화 정책에 직접 개입했습니다. 

2018년 그는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하고, 자신의 경제 고문(예: Cemil Ertem)을 통해 비전통적 정책을 강요했습니다. 예를 들어, 2018년 5월 런던 투자자 회의에서 그는 금리 인상을 비판하며 중앙은행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처럼 에르도안 대통령의 중앙은행 장악으로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훼손되자, 투자자 신뢰가 급격히 무너졌고 외국 자본 유출이 가속화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달러 수요가 급증했으나, 터키의 외환보유액은 2018년 기준 약 85억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동시에 경상수지 적자(약 510억 달러)와 연간 약 2,000억 달러에 달하는 단기 외화부채 상환 부담이 겹치면서, 달러 유동성은 극도로 부족해졌습니다. 결국 중앙은행은 시장 방어 능력을 상실했고, 이는 리라화 대규모 매도세를 촉발해 환율 크래시(리라 폭락)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중앙은행 독립성 상실은 위험 프리미엄을 급등시켜, UIP의 기대 균형(리라 강세)을 깨고 실현 환율이 리라 약세로 치달았습니다.


③수출 중심 성장과 통화 약세 전략

에르도안은 리라 약세가 수출 경쟁력을 높인다고 믿었으며,  리라 가치 하락이 수출을 촉진해 경상수지 적자를 줄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터키는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아, 리라 약세는 수입 물가를 급등시켜 인플레이션을 악화시켰습니다(2018년 10월 11.9%, 이후 25% 이상). 이는 소비자 구매력을 저하시키고, 경제 불안을 가중시켰습니다.

리라 약세 전략은 환율 변동을 의도적으로 약세로 유도했으나, 이는 위험 프리미엄 급등과 결합되어 캐리트레이드 투자자들의 환차손을 초래, 초과수익을 음수화했습니다


◆꼬리위험의 현실화는  비전통적 경제정책의 실시와 글로벌 리스크 오프에서 비롯된 것

2018년 터키 리라 위기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글로벌 리스크 오프 상황에서 주류경제학이 설명하는 경제이론과 어긋나는 정책을 실시한 결과였습니다. 

즉 리바 금지에 근거한 저금리 강요, 정치 권력의 중앙은행 통제,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의 통화약세전략등이, 글로벌 불안 심리와 겹치며 위험프리미엄을 급등시켰고, 이는 캐리트레이드 포지션 언와인딩을 촉발했습니다.   

그 결과 USD/TRY는 3.8에서 7.0으로 폭등하며 약 84% 가치(USD기준)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위험조정 UIP가 가정하는 기대(위험 증가 시 리라 강세)는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실제로 리라 폭락으로 캐리트레이드 투자자들은 초과수익이 음수로 전환됐습니다. 환차손이 금리 차이 이익을 상쇄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변동성이 아니라, 금융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꼬리위험(tail risk, (확률분포의 양쪽 꼬리 부분에서 발생하는, 발생 확률은 낮지만 충격이 매우 큰 사건)의 현실화였습니다. 

이 tail리스크는 △에르도안의 반시장정책 △글로벌 리스크 오프 △ 포지션 언와인딩(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 유동성 경색(과도한 경상수지 적자와 대규모 외화 부채)이 작용해 현실화된 것입니다. 

결국, 위험조정 UIP는 장기적으로 평균적인 기대 균형을 제시하지만, 단기 위기 국면에서는 반시장적 정책수행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과 외부 충격으로 인해 이 균형이 무너집니다. 위험 프리미엄이 금리 차이를 상쇄하지 못하면 초과수익은 급격히 음수로 전환되고,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겁니다. 

게다가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이나 반시장 정책이 지속되면, 위험프리미엄은 단기 변동이 아니라 지속적 구조적 요소로 남아, 장기 균형 자체를 새로운 수준으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주류경제학이 경고하는 정책과 입법을 시행할 때, 경제는 불확실성을 촉발하여 국가적 재앙을 불러온다는 것이 2018년 터키 캐리트레이드의 교훈입니다.  

따라서 터키 사례는 경제정책과 입법은 감정적·편향적 판단이 아니라, 객관적 데이터· 주류경제이론·국제 신뢰를 바탕으로 설계되어야 하며, 국가 정책은 정파의 정치적 이익이나 진영편향적 보상보다 국가전체의 거시적 안정성을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는 진실을 깨닫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