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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문화자본] 상류층에 무상급식 실시와 고세율을 부과해야

아비투스의 제도화된 문화자본으로의 치환이 계층고착화를 초래

계층 간 이동이 제약되어 계층이 재생산 되는 현상이 우리사회에 심화되고 있다. 이 계층 고착화는 어떠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일까? 프랑스의 사회학자 부르디외는 이를 문화적 자본의 개념으로 설명한다. 


◆ 자본의 개념 

부르디외는 자본의 개념은 마르크스의 생산수단으로서의 자본의 개념보다 포괄적이다. 즉 자본에 지배의 정당성을 획득 유지하기 위해 동원되는 모든 수단이 포함되었다. 

그는 자본을  △경제자본 △문화자본 △사회자본 으로 분류하였다. 

경제자본은 자본, 토지, 노동등의 요소들의 총체를 말한다. 

문화자본은 세 가지로 구분된다. (1) 체화된 문화자본으로 가정환경과 가정교육을 통해 형성된 아비투스(habitus),즉 취향이나 태도 (2)객체화된 문화자본으로 문학, 소장 그림등의 예술작품 (3)제도적 문화자본으로 학위처럼 사회적인 정당성을 획득하여 객관적인 것

사회적 자본은 네트워크로 형성된 상호적인 친분, 우정등을 말한다. 


◆ 계층 고착화의 과정 

부르디외는 계층의 재생산, 공고화의 구조를 분석하였다. 

그는 그의 저서 『교육, 사회, 그리고 문화에 있어서의 재생산』 에서 계급의 재생산의 숨겨진 경로를 발견하고자 하였다. 그는 부모의 경제자본이 자녀의 경제자본으로 재생산되는데 주요 역할을 하는 것은 가족제도와 교육제도로 보았다. 

그는 경제자본은 지배계층이 소유하는 다양한 자본의 하나에 지나지 않으며, 이들의 영향력과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은폐된 자본을 필요로 하였고, 이 자본이 문화자본이라고 지적한다.

우선 지배계층의 부모는 경제자본을 활용하여 자녀가 문화자본을 체화하도록 한다. 즉 지배층의 지식, 교양, 취미, 감상등,  지배층의 아비투스를  습득하도록 한다. 이 아비투스는  경제자본과 달리 은폐되며, 정당화된 상속재산의 성격을 띤다.

그리고 문화자본의 불평등성을 정당화하는 역할은 학교제도가 담당한다. 

학교는 자녀의 아비투스로서의 체화된 문화자본을 자녀의 제도화된 문화자본인 학위로  치환시킨다. 여기서 지배계급 자녀의 아비투스를  학위라는 제도화된 문화자본으로 전환시키는 매개는 학교의 ‘상징적 폭력’이다.   

학교의 ‘상징적 폭력’이란 학교가 중립적인 지식을 전달하기보다, 지배계급이 승인한 아비투스를 주도적으로 보급해 이를 정당화함으로써, 지배층으로의 자연스러운 복종을 강제한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지배계급 부모의 경제자본은 문화자본으로 바뀌며, 이 체화된 문화자본은 학교의 교육을 통해, 학위라는 제도화된 문화자본으로 치환된다. 그리고 이 학위라는 자녀의  문화자본은 자녀의 경제자본을 축적하는데 기여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계층구조는 고정화되고, 경제자본은 재생산된다. 

결국 지배층의 재생산은  가족제도와 학교제도가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 상류층의 무상급식과 고세율 부과 

우리사회는 사회적 상승 이동의 기회가 줄고 계층 구조가 공고화 되고 있다.   이는 부르드외의 문화적 자본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즉 계층구조의 고착화는 부모의 경제자본이 자녀의 문화자본을 축적시키고, 이 문화자본의 아비투스가 학교의 상징적 폭력을 통하여, 개개인의  우수함을 인정받고, 그로 인해 계급 재생산에 대한 사회적 정당성이 획득되는 과정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므로 계급의 이동의 원활을 위해서는 아이들에게 경제자본이 주어져야한다는 것이다. 이 경제자본을 통해 이에 상응한 아비투스가 제공되게 된다. 

또한 계층 고착화를 막기 위해 학교의 상징적 폭력에 민감하여야 한다. 

경상남도의 무상급식이 다음 달 부터 중단된다. 경상남도는 학교무상급식 대신 유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학교급식을 유상급식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학부모들에게 발송하였다. 따라서 하위 20%정도의 저소득층과 특수학교를 제외한 학생들이 돈을 내고 밥을 먹어야 한다. 홍지사는 이 절약된 급식예산을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지원에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남도의 이러한  결정으로  객관적인 입장에 위치해 있어야 할 학교가 계층 간의 차별을 선명히 부각시키게 되었다. 가장 중립적이어야 할 학교가 계층의 구분을 정당화하고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학교가 중립적이라는 환상은 무너지고, 지배층의 문화와 논리가 학교를 지배하게 되었다. 이는  학교의 상징적 폭력과 다름 아니다. 

계층 간 이동을 위한 정책은 상류층에게 유상급식을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상류층에 무상급식 실시와  고세율을 부과하고,  이 세수로 저소득층에게 교육기회를 확충하는 것이라는 당연한 원칙에는 왜 접근조차 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