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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세월호 특별법] 세월호 특별법 제정의 이유 : 망자들의 진혼과 산자를 위한 투쟁








국회의사당 본청 앞 잔디광장에는 수많은 노란 작은 배들이 각각의 사연을 품고 떠있다.

“언제나 엄마 마음 속에는 너는 살아 있단다”라는 엄마의 통곡이,
“엄마가 많이 사랑한다. 우리 아들, 늘 행복해야해 ~♡♡♡”라는 안타까움이.
“좀 더 잘해 줄 걸”이라는 아빠의 회한이,  종이 배에 담겨있다. 


또한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사랑해”라는 친구들의 애절한 그리움이 
“고마워요 남윤철 선생님”이라는 스승에 대한 감사가,
갈 곳 없이 방황하는 종이배에 새겨져 있다. 

이 한과 그리움을 품은 이 작은 종이배들이 자신의 길을 떠나지 못하고 국회 앞에서 머물러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제발 진실만 알게 도와주세요”라고 적힌  또 다른 노란 종이 배가 그 답을 알려준다. 그들은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진실이 세월호 특별법을 통해 규명되기를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본청잔디밭 앞 계단위에는 저항보다 순종으로 성실히 살아왔던  우리네 순박한  아빠 엄마들이,  아이들의 염원을 대신 이루고자 끼니를 끊고 死鬪하고 있다. 


◆ 하인리히 법칙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는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의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이를 하인리히 법칙이라 불린다. 

하인리히의 법칙에 따르면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이를 면밀히 살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을 고치면 대형사고를 방지할 수 있지만, 징후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현재의 세월호 참극에도 그대로 적용 할 수 있다. 현재 이 사건의 심부인 구조에 대한 탐색과 화학적 변화를 등한시 한다면, 세월호 참극은 어쩌면 앞으로 이 비극보다 더 참혹한 사건에 대한 전조가 될 지도 모른다.  일부 제한된 특수 피해가 국민의 일반피해로 커질 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월호 진상규명과 특별법 입법 촉구는 아이들의 한풀이가 아닌, 우리 산자들을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다.   


개인 VS 구조 

세월호 참사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방송통신대학교의 유범상교수는 위험의 피해를 단순히 애도하고 슬퍼하는 대신 조직화된 무책임성에 도전할 것을 강조한다. 

이에 대한 실례는 개인과 구조와의 대립이다.

아이가 참치캔을 따다 손을 배었다. 이에 대한 부모의 반응은 두가지다.

유형1: 얼마나 다쳤니? (퇴근 한 아빠)애 좀 잘 돌보지!
유형2: 어느 회사 제품이야? 
첫번째는 우리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위험이다. 그러나 둘째는 우리가 관리할 수 없는 위험이며 구조화된 위험이다. 

그러므로 유교수는 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서 찾아 단죄하고 자기 위로하기보다, 다시는 반복하지 않을 제도와 구조를 만드는 실천이 이루어져야한다고 강조한다..   


◆ 物神 VS 생명 ; 환부의 절개 
 
우리는 세월호 참극을  단지 관련 책임자의 도덕성 부재나 피해자의 개인적인 부주의에 천착한다면, 사람을 밀어내고 화폐가 제일의 가치라는  얼빠진 가치관의 전복에는 접근하지 못할 수 있다. 

변함없는 우리의 의식과 행위의 준거 틀은 사람의 생명이다. 이를 위해  사람위에 物神이 지배하는 질서가 생명이 세상 속으로 퍼져가는 질서로 대체되어야한다.

결국 우리의 사태의 접근은  관련 책임자들의 처벌이라는 미시적 접근에 구조에 대한 가치관의 재정립이라는 거시적 안목이 중첩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문제의 본질인 뒤틀린 인식을 교정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이는 침몰해 있는 진실을 수면위로 끌어올리는 일이다. 원인의 명백한 규명이 없이는 이에 대한  처방이 제대로의 효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우리가 진상규명을 통해  고통스러운 곪은 환부의 절개가 없다면,  과거의 전례처럼 우리가 그럴듯한 추상의 늪 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사태의 충격에서 무덤덤해질 무렵, 다시 과거의 적폐들이 소멸되지 않고 끈질기게 생명력을 부여받고 부활하게 된다.   

여기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의 이유가 있다. 그리고 이것이  亡者들에 대한 진정한 진혼곡이며, 산자들의 최선의 의무이다. 그리고 결국 우리의 생존을 위한 투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