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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전체주의의 개념 ] 사회과학적 전체주의와 아렌트의 전체주의

◆ 전체주의 개념의 구분

전체주의에 대한 분석은  정치 제도적 장치에, 또는 인간성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전자의 접근은 사회과학적 개념의 전체주의와 관련된 것으로, 전체주의적 제도와 장치들의 관점에서 전체주의를 바라봅니다. 

후자의 접근은 독일출신의 정치이론가인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분석과 관련된 것으로, 전체주의 지배의 결과로서 인간성 상실의 관점에서 전체주의를 이해합니다.  


◆사회과학적 개념의 전체주의

① 마르크스 접근과 사회과학적 접근 
전체주의는 대체로 두 가지 접근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우선 전체주의는 자본주의의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의 관점으로, 이들은 독일전체주의의 본질을 ‘자본주의의 최종단계’ 혹은 ‘군국주의적 제국주의’로 이해했습니다. 따라서 독일의 파시즘은 전체주의로 포함되나 소련의 공산주의는 파시즘과 근본적으로 구별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같은 맥락으로, 서구좌파 지식인들도 스탈린 시대 소련에 대해 전체주의 개념을 적용하는 것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좌파진영의 주장과 달리, 전체주의는 자본주의와 근본적으로 구별되어야 한다는 사회과학적 전체주의 관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칼 프리드리히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히틀러의 독일은  자본주의 보다 소련의 공산주의와 공통점이 더 많으며, 이 둘의 공통점이 전체주의적 독재라고 보았습니다.  프란트 노이만도 전체주의적 독재를 자유주의적 국가와 다원주의에 상대되는 의미로 정의했습니다. 

이처럼 사회과학적 전체주의 개념은 전체주의가 자본주의 단계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정치적 다원주의와 자유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②사회과학적 전체주의의  요소
경제적 자유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이해되는 전체주의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우선 칼 프리드리히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공식이데올로기 존재 △경제전체에 대한 중앙집권적 국가의 통제 △모든 매스컴 수단을 거의 완벽하게 독점 △비밀경찰 테러 등을 전체주의의 특성으로 꼽았습니다. 

노이만은 전체주의적 독재가 △행정권력이 언제라도 사람들의 생명, 자유, 재산에 간섭한다 △정치권력이 사회의 모든 영역에 침투한다 △테러에 의존한다라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종합하면, 사회과학적 전체주의는 적어도 △이데올로기의 조작 △이데올로기를 사회에 구축하기 위해 테러의 사용 △국가가 사회와 동일시 되어, 국가의 사회 통제를 특징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 아렌트의 전체주의 


사회과학적 전체주의는 정치적 제도와 장치들을 본질적 요소로 보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이러한 전체주의 개념은 전체주의 결과로서 인간학적 상실을 놓쳤다는 비판을 받게 됩니다. 아렌트의 전체주의 이론이 등장하는 배경입니다. 

아렌트의 전체주의 이론의 핵심용어는  총체적 지배와 총체적 테러입니다. 


①총체적 지배
우선 아렌트가 언급하는 총체적 지배(total domination)의 전체주의는 철저한 지배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전체주의는 폭정(despotism), 전제(tyranny), 독재(dictatorship)등의 정치적 억압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이하 기원)에서 지적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아렌트는 「기원」에서 “전체주의는 단순히 인간에 대한 폭정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잉여로 되는 시스템을 추구한다”라고 강조합니다. 이어 “총체적 권력은 조건반사의 세계, 즉 자발성이라곤 추후의 흔적도 없는 마리오네트의 세계에서만이 달성되고 보호된다.”고 지적합니다.

이처럼 사람들의 본질은 다양성과 개성에서 찾을 수 있는데, 총체적 지배의 본질은 인간의 무한한 다양성(복수성)과 개성을 동일한 하나의 인간으로 박제화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같은 사람이다 보니,  사람들은 완전히 상호대체가 가능한 존재로 변질됩니다. 

결국, 전체주의의 핵심인 총체적 지배의 목표는 인간 개성(individuality)의 不容, 그리고 그 결과로서의 인간의 잉여성(superfluity of man)에 있습니다. 

여기서 인간의 잉여성이란 인간이 마리오네트로 변질된다는 뜻입니다. 개성의 박탈은 모든 인간을 획일화시킵니다. 모든 인간이 똑 같은 성격과 모습으로 동일화되면, 인간의 개성이 상실되고 잉여성이 확립되게 됩니다. 그 결과로 인간의 고유본질인 창조성이 사라지게 됩니다. 

②총체적 테러
그런데 자발성과 개성을 갖춘 인간을 잉여적 인간으로 만들어내는 수단이 앞에서 언급된  이데올로기적 세뇌와 총체적 테러입니다.

여기서 아렌트가 말하는 총체적 테러의 전형적 표현은 나치스의 집단 수용소와 소련 스탈린의 노동수용소입니다. 또한 광적인 정치적 운동도 총체적 테러의 제도적 장치입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총체적 테러에 의해 “인간의 얼굴을 한 창백한 꼭두각시 인형들”로 전락됩니다.  “파블로프의 실험에 쓰이는 개”처럼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지시에도 완벽하게 순종합니다. 행동은 없고 반응만 있는 존재가 되는 겁니다. 

이러한 인간 마리오네트는 “자신에게 남은 자원을 이용해 새로운 행위를 시작하는 인간의 힘을 파괴하는 것”(기원)이므로  적극적 활동으로서 사유능력도 상실하게 됩니다. 

결국 아렌트에 따르면, 전체주의의 질서는 다음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1)역사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망라한 총체적 설명을 규정한 이데올로기 
2)총체적 테러(대중운동을 통한 끊임없는 정치 캠페인)
3)인간 개성의 파괴와 인간의 잉여성 


<참고문헌>
이삼성, “한나 아렌트의 인간학적 전체주의 개념과 냉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