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해 보이시는데 여태 혼자세요?” 그리고 머리 뒤쪽에 컴컴한 아우라가 드리워져 있다는 듯이 안쓰러운 표정으로 상대를 쳐다본다.
커플들은 싱글들을 싱글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싱글들이 독신인 이유는 신체적으로 흠이 있기 때문이라고 웃어넘긴다.
사회성도 부족하다고 단언한다. 성격적으로 결함이 있다고 인식한다. 그는 쓸쓸하고 (bitter), 사랑받지 못하고(loveless), 외롭고 (alone,) 비참하고(miserable), 커플들을 질투하는 인간 (envious of couples)이라며 비난(b.l.a.m.e.)하다.
싱글들을 b·l·a·m·e이라며, 낙인찍고 blame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싱글에 대한 인식은 이제 스테레오타이프화 되어 있다. 싱글을 단일 집단으로 묶고, 이를 고정관념화하여 차별적이고 그릇된 인식으로 매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스테레오타이프는 정도에서 다소 다를 뿐,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이나 동성애자들에 대한 그릇된 인식과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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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들은 의기양양하게, 싱글들을 향해 “다수의 연구는 결혼이 사람들을 건강하고 행복하며 경제적으로 부유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입증해 주었다.”라고 주장한다. 결혼을 하면 얻을 수 있다는 풍요로움을 강조한다.
그리고 커플들은 싱글들을 안타까운 표정과 목소리로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우선 싱글을 돕기 위한 다양한 책들이 앞 다투어 나와 있다. <싱글탈출 ***>, <독신탈출 ****> <행복한 싱글은 *다>등이다.
싱글들에 대한 직접적인 조언들에는 ‘영화관은 조조나 심야로 가라’, ‘멋진 식당은 혼자 가지마라’등등 친절히 안내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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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에 대한 편견과 관련, 인성에 대한 비난이 두드러진다.
싱글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고 불완전하여 자기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결혼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성실하지 않고 책임감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여성 국회의원은 자신의 보좌진으로 싱글을 채용하지 않는다고 널리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스테레오타이프다.
그래서 싱글은 집에서 숨어 있거나 혼자 대강 끼니를 때워야 하는 불쌍한 실패자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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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들은 싱글들이 홀로 쓸쓸히 죽어 갈 것이라며 측은지심을 발동시킨다.
무엇보다 홀로 쓸쓸하게 늙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같이 사는 사람도, 방문하는 사람도, 배려하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방안에서 홀로 죽어가고 죽은 시체는 냄새가 동네에 진동한 후에 발견될 거라고 한다.
하지만 싱글들은 혼자 죽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대해 반박한다. 결혼 했다고 한 날 한 시에 같이 사망하는가라고 반문한다.
벨라 드파울로 박사는 그의 저서 <싱글리즘>에서 이에 대한 반박을 제시한다. 그는 사회과학자 펄 다이크스트라의 연구를 인용하였다. 이 연구는 65세부터 75세까지 131명의 싱글남녀를 대상으로 노인들이 느끼는 외로움에 대해 진행되었다.
연구 대상은 사별 혹은 이혼한 경우와 평생싱글인 경우를 비교하였다. 외로움의 정도는 0점부터 11점까지이다. 남성의 경우 사별과 이혼은 외로움의 정도가 4.3, 평생싱글은 3.6이었고, 여성의 경우 사별과 이혼은 3.4, 평생싱글은 2.0이었다.
우선 모든 경우 남자가 여자보다 외로움을 더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성과 남성 모두 사별한 사람들이 평생싱글보다 더 외로움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가장 외로움을 덜 느끼는 그룹은 평생 싱글로 살아온 여성들이었다. 2.0으로 가장 낮았다.
이처럼 싱글로 살아온 이들이 사별하거나 이혼한 이들보다 노년의 인생에 더 잘 대처해 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이 외로움을 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싱글남성들과 여성들이 외로움을 적게 느끼는 이유는 가까운 친구를 한 명 이상 가지고 있고, 수십년 이상 지속된 안정적인 관계가 존재하였기 때문이었다.
이와관련 바버라 사이먼 교수는 노년층 65세~105세까지 50명이 고립되어있는지를 조사하였다. 한 명만이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살고 있었다. 나머지 49명은 매일 연락하는 친구가 평균적으로 47명이나 되고, 이들 중 16명은 40년 이상 우정을 쌓은 친구였다. 또한 이들은 다양한 일을 해오고 있었다.
또 다른 이유는 싱글 여성들이 아주 오랫동안 혼자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 왔다는 것이다. 혹자는 싱글이 외롭지 않은 것은 무언가를 잃어버린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노련함과 회복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드파울라박사는 지적한다.
그러므로 싱글에 대한 고정관념은 커플에 대한 고정관념과 동일하다고 드파울라박사는 말한다. 커플이라고 해서 고독하게 살지 않거나,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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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에 대한 얼토당토 않는 편견은 싱글들을 조세회피자나 탈세범처럼 간주한다는 것이다.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2060년경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40%를 웃돌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가의 미래가 백척간두에 서 있는 원인은 이기적인 싱글들 때문이라는 거다. 싱글들이 고의적으로 결혼을 회피한 결과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엄연한 싱글들에 대한 모독이다. 싱글들은 우선 자발적이고 일시적인 독신이 많다는 것이다. 자발적으로 선택한 영구적인 독신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육이나 직업 때문에 결혼을 일시적으로 미루고 있다. 따라서 결혼에 대해 열려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자발적 영구적 독신은 스님이나 신부 수녀등이다. 싱글들은 대체로 자신들이 위대한 사도바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혹은 비자발적 일시적 독신도 많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상대를 찾고 있지만 적당한 사람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결혼을 원하지만 자신들의 바람과 달리 다양한 이유로 결혼이 지연되고 있다.
물론 비자발적이지만 영구적인 독신도 있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결혼을 원했지만 결혼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결혼 적령기를 놓치고 혼자 사는 사람들이나 혹은 법적으로 결혼이 불가능한 성소수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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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의 이유는 여러가지를 들 수 있다.
교육이나 직업적인 특수성으로 인해 결혼할 기회가 없었거나 기회를 놓친 경우, 또한 결혼이나 이성교제와 같은 활동에 대한 흥미가 부족한 경우이다. 혹은 배우자에 대한 탐색을 위한 정보비용이 많이 드는 경우이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생산성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상대방은 그것에 대해 모르는 역선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싱글은 혼자 쓸쓸히 살고 있거나 외롭지 않다. 싱글들이 공허하고 지루하고 의미 없이 살고 있다는 것은 커플들의 그릇된 우월감의 발로이다.
혼자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 혹은 불행하다로 단정 지을 수가 없다. 이는 어떠한 형태의 싱글의 삶을 사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게 된다.
무엇보다 싱글들은 이 나라의 미래를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들도 언젠가 구국의 결단을 내릴지 모른다. 아니면 주변의 우호적인 환경이 허락하지 않을 경우 또 다른 방식으로 이 나라가 사라지지 않도록 진력을 다 하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