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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 대위변제와 팩토링 ] 윤석열 정부안은 굴종외교?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해법과 관련 6일 정부가 발표한 방안에  대해 야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야당이 제기한 문제의 핵심은 일본의 사과 없는 ‘제3자 변제’ 방식입니다. 제3자 변제 방식이 일본기업의 전쟁범죄에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는 게 야당의 주장입니다. 일본 전범기업이 배상해야 할 돈을 한국 민간이 변제하는 것은 일본에 뜻을 굽히는 ‘굴종외교’라는 겁니다. 

야당의 주장은 과연 그럴까요? 


◆ 문희상안 

윤석열 정부안의 모태는 ‘문희상안’입니다. 

문희상안은 2019년 진보진영 소속의 문희상국회의장이 강제징용 문제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안한 것입니다. 

문희상안의 골자는 한일 기업 및 양국정부의 기부금에 양국민의 자발적인 성금을 더해 재단(기억 화해 미래재단)을 설립하고, 이 기금으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한다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시민사회는 이 안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였습니다. 일본의 강제징용에 대한 사과와 배상이 없는 이 법안이 일본정부와 가해 기업의 전쟁범죄를 사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본 것입니다.  


◆ ① 문희상안 vs 윤석열 정부안 

윤석열 정부가 마련한 강제동원 배상안은 ‘문희상안’과 유사한 대위변제의 외양을 보입니다. 그런데 정부안은 자금 마련 방법에서 문희상안과 차이를 보입니다.  

일본주체들이 채권 인수의 주체로 포함되는 문희상안과 달리, 정부안은 자금의 주체로 한국인들만을 상정합니다.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 재단(이하 지원 재단)’이 한국 민간의 자발적 기여에 의해 자금을 모으고, 이 기금으로 강제징용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피해구제의 일환으로 배상금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정부안은 일본 주체들이 배제 된 채 한국 민간으로만 구성된 채권 인수주체들이  일본기업의 채무를  대위 변제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 정부안의 성격 = 팩토링 

발표된 정부안의 대위변제는 회계상 외상매출금을 제3자에게 양도하는 팩토링(factoring)과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팩토링에는 3명의 당사자, 즉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 기업에 채무를 지고 있는 채무자, 그리고 기업의 채권을 인수한 금융기관이 등장합니다. 

외상매출금의 양도자인 기업은 양수자인 금융기관에 모든 권리와 의무를 이전합니다. 그리고 기업은 채권을 장부에서 전액 제거합니다. 대위변제자이며 채권 인수자인 factor는 새로운 채권자가 되어, 기업의 기존 채무자에 대한 구상권을 취득하게 됩니다.     

이러한 팩토링 관계를 강제징용 정부안에 적용하면, 기업은 강제징용피해자, 팩터인 금융기관은 지원재단, 채무자는 일본의 가해기업에 해당 됩니다. 

한국의 지원재단(팩터)이 피해자(기업)의 손해배상채권을 인수하여 대위변제자가 되면,  팩터는 피해자의 채권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모두 이전받게 되고 구상권을 취득하게 됩니다.  

이러한 채권이전을 통해  피해자의 채권은 피해자의 장부에서 제거되고, 팩터인 지원재단은 동일한 성격의 채권을 확보하여 장부에 계상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방식에선 외관상 한국인 피해자의 채권이 또 다른 한국인에 의해 양수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달리말해 이러한 팩토링은 한국인들 사이에 권리가 이전 된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결국 그 채권은, 팩토링 이전 이후와 무관하게, 한국 내에서 변함없이 소멸되지 않고 살아있습니다. 


◆ ② 문희상안 vs 윤석열 정부안 

이점이 효과 면에서 문희상안과 구분되는 특징입니다.   

일본의 주체들이 채권 인수인으로 포함되는 문희상안에선,  이들이 변제에 참여하여 대위변제자의 지위를 획득하면  변제자가 가해기업에게 상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수한 채권을 떨어내고 대손처리 한다는 뜻입니다. 

그 결과, 일본의 가해기업은 사과를 의미하는 손해배상 책임에서 벗어나게 되어, 완전한 사면을 누리게 됩니다.  

반면 정부안 방식은 채권이 한국 주체들 간에 팩토링 된 후 자국 내에서  존재하게 됩니다.  팩터가 구상권 행사를 하지 않은 채 채권이 계상되어 있을 것이므로(윤석열대통령은 지난 한일 정상회담의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구상권 미행사를 밝혔습니다), 한국인 팩터는 여전히 일본가해기업에 대한 채권자의 지위를 보유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본질적으로 ‘가해기업의 손해배상책임 보유 ← 일본의 한국인 강제징용의 불법성 ← 일본의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의 흐름이 유지되는 효과를 가지게 됩니다.   

결국 제3자변제 방식을 보이는 정부안에선,  대위변제의 효과가 채권인도 이전의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게 됩니다. 일본가해 기업에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라, 채권이 한국인들 사이에 오고 갔을 뿐, 여전히 국내에  계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정부안의 평가

이런 맥락에서 정부가 일본가해 기업에 면죄부를 주었다는 야당의 주장은 한마디로 語不成說입니다. 

또한 야당이 정부가 일본에 뜻을 굽혔다며 굴종외교를 운운하는 것도 말이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채권인수 이전과 이후의 효과가 실질 면에서 변한 게  없는데 뭐가 굴종외교인가요?    

오히려 정부안은 한국인이 스스로 피해자의 채권을 인수함으로써 일본보다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점을 밝힘과 아울러, 한국의 국민적 정서를 다치지 않은 채  한일 간 갈등의 골을 메우고 미래의 새벽을 여는데  기여하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아야 할 것입니다. 

결국 정부가 굴종외교를 했다는 야당의 비난은  국민의 반일 정서를 부추겨 정파적 이익을 획득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 체화와 편향 ] 기술진보의 사분면 : 편향성과 체화성의 이론적 분류와 생산함수 분석 기술 진보는 자본과 노동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주요 요인입니다. 이러한 기술 진보는 두 가지 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중립성과 편향성의 축(힉스중립 vs. 편향적 기술진보), 다른 하나는 체화성과 비체화성의 축(체화 vs. 비체화 기술진보)입니다. 그런데 수식의 형태만 보면, 힉스중립 기술진보와 비체화 기술진보는 모두 다음과 같이 동일하게 표현됩니다:   Yₜ = A(t) · F(Kₜ, Lₜ) 이 수식은 기술 수준 A(t)가 생산함수 전체에 외생적으로 곱해진 형태입니다. 하지만 이 수식이 동일하다고 해서, 힉스중립 기술진보와 비체화 기술진보를 동일한 개념으로 간주할 수는 없습니다. A(t)가 생산함수 밖에 위치한다고 해서 곧바로 힉스중립이거나 비체화 기술진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먼저 중립성과 편향성의 관점에서 보면, 기술 진보는 자본과 노동의 생산성을 동일한 비율로 향상시킬 수도 있고, 특정 요소(예: 자본 또는 노동)에 편향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업무 프로세스의 전반적 개선은 자본과 노동 모두의 생산성을 높이는 힉스중립적 기술진보입니다. 반면, AI 도입으로 노동의 생산성만 비약적으로 향상되었다면, 이는 노동 편향적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