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IP의 작동원리 ] 금리차이가 미래 환율을 결정하는 이유 - 공짜 점심은 없다.

  • 등록 2025.06.29 17: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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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익거래, 효율적 시장가설
- Fama 회귀식에 의한 UIP 검정


대다수 개방경제 거시모형은 환율의 움직임이 UIP(Uncovered Interest Parity, 무헤지 이자율 평가조건)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가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UIP란 투자자가 자국에 투자 했을 때의 기대수익률이 다른 국가에 투자했을 때의 기대수익(=이자수익과 예상환율변동률의 합)과 같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따라 국내 금리가 상승하면 미래 환율이 현재 환율에 비해 하락(원화가치 상승)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현실경제에서 UIP이론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실증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UIP가 깨지는 현상이 UIP퍼즐입니다.  이 내용은 다음 기사에서 상세히 다룹니다.) 


이러한 UIP의 구체적 개념은 무차익거래와  UIP를 증명하는 식인 Fama 회귀식에 의해 파악될 수 있습니다.   



◆ 차익거래(Arbitrage)와 무차익 거래 (No-Arbitrage)


무차익 거래는, 문자 그대로, 차익거래의 반대 현상입니다. 


차익거래(Arbitrage)는 ‘위험 없이, 초기 투자 없이, 확정적인 이익을 얻는 거래’를 말하는데,  차익거래에 성공하면 자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돈을 벌게 됩니다. 


반면 무차익거래 (No-Arbitrage)는 공짜로 돈 버는 기회는 시장에 없다는 것으로, 차익거래 기회가 존재하지 않는 시장의 균형 상태 또는 원리를 의미합니다. 


무차익 거래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Et​ [​ (St+1−St)/​ St​ ]= it​ − it*  

로그근사 사용하면,  Et​ [ Δs t+1] = it​ − it*​


•St+1 미래 환율

•St 현재환율

•it​ 이자율 (예: 한국)

•it* 이자율 (예: 미국)


​이 공식의 의미는  ‘예상되는 환율의 변동률’(좌변)은 ‘두 나라의 명목 금리차’(우변)와 같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차익거래 및 무차익거래가 성립되는 거래를 통해 파악될 수 있습니다. 


①상황

 

상황은 이렇습니다.  


미국의 한 헤지펀드 매니저가 투자 선택지로 미국과 한국 중 한 곳을 선택하고자 합니다. 


미국의 금리 (it*​)는 연 2%이고, 한국 금리 (it​)는 연 5%입니다. 현재 환율 (St​)은  ‘1,000원/달러’입니다. 투자 금액은 100만 달러이며 투자 기간은 1년입니다.


미국에 투자 할 경우, 1년 후 수익은 1,000,000×(1+0.02)=$1,020,000입니다. 


②차익거래 


이 매니저는 한국의 증분 금리(미국금리에 비해), 3%를 보고 차익거래를 시도합니다.


우선 100만 달러를 원화로 환전합니다. 1,000,000×1,000원/달러=10억원. 이후 10억 원을 한국에 1년간 투자합니다.


1년 후 투자수익은  1,000,000,000×(1+0.05)=10억5천만원


이제 1년 뒤, 10억 5천만 원을 다시 달러로 바꿉니다. 이때  환율(St+1)​이 변하지 않고 ‘1,000원/달러’일 경우, 이 매니저의 실제 달러 수익은 1,050,000달러입니다. 


이렇게 미국에 투자할 경우 1년 후 수익은 1,000,000×(1+0.02)=$1,020,000인데 비해, 이 매니저는 차익거래를 통해 30,000달러의 증분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③무차익 거래  


하지만 무차익 거래 논리에 따르면, 시장은 이 '공짜 이익'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얻는 추가 이자 수익(3%p)은 정확히 그만큼의 '미래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으로 상쇄됩니다.


수식 Et​ [​ (St+1−St)/​ St​ ]= it​ − it*​에서 


이 수식의 의미는 시장이 기대하는 미래의 환율 변동률(좌변)은 두 나라의 금리차(우변)와 정확히 같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두 나라의 금리차가 5%−2%=3%이고 현재 환율이 달러당 1,000원일 때, 이 좌변과 우변을 일치시키는 미래환율 St+1은 얼마일까요? 


Et​ [​ (St+1−1,000)/​ 1,000​ ]= 3%, 따라서 St+1은 1,030원입니다. 


이처럼 미래 환율은 금리차이 만큼 정확히 3%p 상승(원화가치 하락)하여, 한국에서 얻는 추가 이자 수익(3%p)이 상쇄됩니다. 


이에 따라  St+1 =1,030원 일 경우, 미국 매니저는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에 투자한 후의 순수익과 미국에 투자한 후의 수익이 거의 일치하게 됩니다.  


이는 수식으로 입증됩니다. 


이 차익거래자는 1년 뒤, 10억 5천만 원을  1,030원/달러 환율로 다시 달러로 환전합니다.


최종 달러 수익: 1,050,000,000원÷1,030원/달러≈$1,019,417


이 금액은 미국 투자 수익($1,020,000)과 거의 일치합니다. 


결론적으로, 차익거래 기회는 완벽하게 사라지고, 차익거래 이익이 허용되지 않는 무차익거래가 성립됩니다. 



◆ UIP


UIP는 이러한 무차익거래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UIP의 핵심은 ‘금리가 높은 나라의 통화는 미래에 약세가 된다’는 논리입니다. 왜냐하면 높은 이자수익은 미래에 그만큼 환차손으로 상쇄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논리가 성립하는 UIP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에 근거한 UIP 공식은 


Et​ [​ (St+1−St)/​ St​ ]= it​ − it*  

로그근사 사용 시, it​ −it*​ =Et​ [ Δs t+1] 


이 식은 앞에서 소개된 무차익거래 조건식과 사실상 동일합니다. UIP가 무차익거래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식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앞의 사례처럼, 미국 금리 it*​ =2%, 한국 금리 it​ =5%이면, 


UIP는 한국 금리가 더 높으므로  원화는 미래에 절하될 것이고, 그 절하율은 약 3%여야 한다고 예측합니다. 


이유는 한국에 투자하면 5% 수익을 거두고, 미국에 투자하면 2% 수익이므로, 차익 3%는 결국 환차손으로 상쇄되어야 차익 거래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무차익거래와 이에 근거한 UIP는 ‘There is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즉 ‘공짜 점심은 없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UIP는 국제 금융에서 자본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상황을 가정할 때, 금리차가 미래의 환율 변화를 설명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무차익거래 법칙을 '환율과 금리'라는 특정 상황에 적용하여 수학적으로 표현한 결과물이 UIP입니다. 


(UIP의 Uncovered란  ‘선물환 계약으로 환위험을 덮지 않은(회피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무헤지 상태가 UIP입니다. 반대 개념은 선물환을 통해 환율변동 위험을 제거한 상태에서의 무차익거래조건이 Covered Interest Parity (CIP)입니다.) 



◆ ‘추가 이자 수익 = 예상 환율 손실’ 등식 성립시키는 논거


UIP가 성립하는 근거는 무차익거래입니다. 즉 ‘추가 이자수익=예상 환율 손실’의 등식이 성립하는 이유는 무차익거래에 기반합니다. 그렇다면 UIP를 성립시키는 무차익거래의 논거는 무엇일까요?


이는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가설입니다.  즉 ‘효율적 시장가설’에 의해 무차익거래가 성립된다는 겁니다. 


이러한 관계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효율적 시장 → 무차익거래  → UIP’


즉 효율적 시장 하에서 무차익거래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일부 전제하에 UIP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관계는 효율적 시장이 UIP성립의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효율적 시장이 무차익거래를 성립시키고, 이러한 무차익거래가 ‘추가 이자 수익 = 예상 환율 손실’, 곧 UIP를 성립시키게 됩니다. 


(엄밀히 말하면  UIP가 성립하기 위해선, 전제가 필요합니다. 이는 시장이 효율적이고 국가리스크가 0이며, 외환리스크 프리미엄 및 예측오차의 평균이 0이라는 전제입니다. ) 



①효율적 시장 가설


'효율적 시장 가설(Efficient Market Hypothesis, EMH)'에 따르면, 효율적 시장이란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가 자산 가격에 즉각적이고 완전하게 반영되는 시장을 말합니다. 


이 가설이 맞다면, 과거의 정보나 현재 공개된 정보로는 미래 가격을 예측하여 시장 평균을 넘는 수익(초과수익)을 얻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모든 정보는 이미 가격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남들보다 더 싸게 사거나 비싸게 팔 수 있는 '가격 왜곡'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가격은 오직 '예상치 못한 새로운 정보'에 의해서만 움직입니다.


② 효율적 시장가설하에서 무차익거래 가능


이러한 효율적 시장가설이 무차익거래와 연결됩니다.  


무차익거래에선,  ‘위험 없이 확정적인 이익을 얻는 거래’가 불가능합니다. 


이유는 시장이 완벽하게 효율적이라고 가정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효율적으로 모든 정보를 즉시 가격에 반영되므로 '차익거래 기회'라는 정보 역시 즉시 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효율적인 시장에서는 가격 왜곡으로 인한 차익거래 기회가 존재할 수 없게 됩니다. 


③ 효율적 시장하에 무차익거래가 가능하고, 무차익거래가 UIP를 가능하게 함


효율적 시장에서 차익거래 기회가 없다는 논리에 의해,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됩니다.  


효율적 시장하에 무차익거래가 가능하고, 무차익거래가 UIP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 논리를 UIP에 적용하면 다음과 같은 흐름이 만들어집니다.


예를 들어,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3%라는 정보가 시장에 알려집니다.


시장의 수많은 합리적인 투자자(차익거래자)들은 이 정보를 즉시 인지하고 ‘한국에 투자하면 3%의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계산해냅니다.


동시에, 이들은 ‘이 공짜 점심을 노리고 모든 자금이 한국으로 쏠리면, 결국 미래에 원화 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하여 그 이익이 상쇄될 것’이라는 사실까지도 완벽하게 예측합니다.


이러한 모든 정보와 계산이 순식간에 현재의 환율과 미래의 예상 환율에 반영됩니다.


그 결과, 미래 예상 환율은 정확히 금리차(3%)만큼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는 수준에서 결정됩니다.


따라서 ‘추가 이자 수익 = 예상 환율 손실’ 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여, 아무도 위험 없이 확정적인 이익을 얻을 수 없는 상태, 즉 UIP가 성립하는 상태가 됩니다.


이처럼 ‘시장이 효율적일 때 무차익 거래가 성립하고, 이로 인해 UIP가 성립한다.’는 말이 타당성을 얻습니다.

 

결국 국가 간 금리차라는 정보는 즉시 처리되어 '차익거래 기회'가 사라지는 방향으로 미래 환율에 대한 기대가 형성됩니다. 이렇게  UIP는 무차익거래의 균형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다시말해 UIP 성립은  정보 효율성의 결과로 나타나는 '가격의 균형'을 의미합니다.



◆ UIP의 실증 검증


①Fama regresson 


UIP를 실제 데이터로 검증하려면, 기대값이 아니라 실현된 값을 사용한 회귀식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Fama 회귀식입니다. 

 

즉, Δs t+1 =α+ β(it​ −it*​) + ε t+1


•Δs t+1: 실제 환율 변화율 = ln(S t+1)−ln(St​)

•it​− it*​ : 금리차

•α: 상수항 (평균 오차 보정)

•β: 금리차에 대한 환율 반응 정도

•ε t+1 : 오차항 (실제 환율이 기대와 다를 수 있는 오차)


유진 파마(Eugene Fama)가 고안한 이 회귀식은 UIP 이론이 현실 세계에서도 정말 들어맞는지 확인하기 위한 '리트머스 시험지'입니다.


이 식은 ‘미래의 환율 변동(결과)은 현재의 금리차(원인)로 얼마나 설명될까?’라는 질문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 식의 결과변수는 Δs t+1로,  미래(t+1 시점)에 실제로 일어난 환율의 변동률입니다. 예컨대 다음 달 원/달러 환율이 2% 상승했다면, 이 값은 +0.02가 됩니다.


이 식의 독립 변수는 현재(t 시점)의 국내와 해외 간의 금리 차이(it​− it*)​ 입니다. 즉 UIP 이론에 따르면, 미래 환율 변동을 일으키는 유일한 '설명 변수'가 금리차입니다.

 

β는 금리차가 1%p 변할 때, 미래 환율이 실제로 평균 몇 %나 변하는지를 나타내는민감도입니다. 즉, 금리차라는 원인이 환율 변동이라는 결과에 얼마나 강력하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측정합니다.


α는 고정 편향으로, 금리차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환율이 자체적으로 움직이는 평균적인 크기를 의미합니다.  만약 원화가 금리차와 무관하게 매년 평균 1%씩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면, α는 –0.01로 추정됩니다. 즉 α≒0은 예컨대 시장에서 거래를 할 때 거래비용이 수반되거나 외환거래에 특정 수준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존재할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 


ε t+1은 오차항으로, 금리차만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모든 예측 불가능한 요인들의 영향을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갑작스러운 정치 뉴스, 예상치 못한 경제지표 발표,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 변화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이는 모델의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②  α=0, β=1


이론적으로 UIP가 완벽히 성립하려면 α=0, β=1어야 합니다. 즉, 금리차가 정확히 미래 환율의 변화폭을 설명해야 합니다.


여기서 β = 1일 때 UIP가 완전히 성립한다는 것은, 투자자가 두 나라 중 어디에 투자하든 ‘환차익 + 이자 수익’을 모두 고려했을 때 수익률이 같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Fama 회귀식에서, α=0, β=1일 때, 환율변동이 금리차에 의해 완전히 설명될 수 있습니다.  


③ 현실에는  β ≒ 1 또는 β<0이 나타날 수 있음


하지만  많은 경험적 연구는 β ≈ 0 또는 음수, 일부 국가는 β ≈ -0.5까지 나온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UIP가 실증적으로 자주 성립하지 않는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예컨대 “Does the interest parity puzzle hold for Central and Eastern European economies?” (Dąbrowski, Marek A. and Janus, Jakub (2021)의 논문에 따르면,  중부 및 동부 유럽(CEE) 국가들에서 유로 대비 환율이 하락(자국통화 상승)하는  'UIP 퍼즐'이 발견되었습니다. 


즉 회귀 계수 β가 음수가 된 것입니다.  이는 이론과 반직관적인(anomalous) 현상으로, 전형적인 'UIP 퍼즐'입니다.


(이와 달리  미국 달러(USD) 대비 관계에서 UIP 퍼즐의 약화 또는 해소가 발견되어, 이론에 부합되는 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조성규기자 ondol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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