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고슴도치는 큰 것 하나를 알고 있다.” 라트비아 출신의 철학자 이사야 벌린은 톨스토이의 역사관을 분석하면서 ‘고슴도치와 여우’를 인용한다. 여기서 고슴도치는 단 하나의 프리즘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를 말한다. 이런 부류는 단일의 일관된 사상에 기초하여 현실의 과제를 판단하게 된다. 그러므로 원리에서 벗어나는 예외를 용납하지 않는다. 여우는 다채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를 뜻한다. 그는 현실의 모든 문제를 단 하나의 원리에 끼워 맞추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현실의 변덕과 모순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고슴도치와 여우론’은 미국의 사회적 논쟁거리로 뜨거운 감자가 되어 온 총기규제 논란을 설명할 수 있다. (대니 로드릭) 총기소지를 찬성하는 측은 고슴도치형이다. 그들은 사람을 살상하는 것은 총이 아니라 사람이므로, 총기를 자유롭게 유통시키되 오용한 경우 엄중히 처벌하면 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총기접근을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은 여우형이다. 이들은 개인의 자유를 보증하기 위해 사회전체가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면, 총기 사용을 규제해야한다고 말한다. ‘고슴도치와 여우’는 경제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 먼저 수요곡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노동시장의 추가적인 개선과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2% 목표에 이를 것이라는 합리적 확신이 들 때’,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준이 되는 에반스 룰은 실업률 6.5%이하, 물가상승률 2.0%이다. 5월 실업률은 5.5%로 낮아졌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0.6%~0.8%로, 경제 성장률은 1.8%~2%로 전망되고 있다.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실업률이 낮아지고 성장률이 2.0%내외로 전망되어 올해 9월 혹은 12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관영의원의 주최로 열린 미국금리인상시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금리인상으로 내외금리차가 축소되어 외국인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은 있으나, 그 자금유출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였다.하지만 신흥국시장의 금융 불안정이 한국시장에 전염될 경우, 그 부정적 파급효과는 클 것으로 분석하였다.송인창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은 시장불안이 일부 국가에 국한되면 신흥국과 달리 자본유입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금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인상반대를 주장하는 측은 세계적인 법인세인하 추세, 인상을 통한 조세 귀착 문제, 그리고 인상으로 인한 투자 감소등을 반대의 논리로 강조하고 있다.법인세인상은 경제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조세의 귀착 일반이론, 소비자잉여와 생산자 잉여의 변동법인세 인상은 궁극적으로 개인에게 전가된다. 즉 이러한 조세부과는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귀착되게 된다.세금을 올리면 일반적으로 정부의 세수가 늘게 된다. 하지만 생산자는 과세 전보다 효용이 감소하고 소비자도 효용이 줄어들게 된다. 세금을 내리면 이와 반대되는 효과가 나타난다.이유는 소비자가 가격인상에 대해 구입량을 줄이기 때문이다. 생산자가 자신에게 부과된 세금을 소비자의 제품 가격에 전가하게 되면, 소비자는 이에 대응하여 제품 구입량을 가격 인상 이전보다 줄이게 된다. 그러므로 생산자는 세금을 가격에 100% 전가시키지 못하게 되어, 세금의 일부를 부담하게 된다. 정부의 세수도 거래량이 불변인 경우보다 줄어들게 된다.(물론 소비자가 세금을 모두 부담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희귀병의 약품 가격이 비싸졌다고 하자. 그 가격인상분은 약의 소비자에게 대부분 전가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들은 혼돈스럽다. 전통적으로 국가의 비개입과 개입이라는 거시경제의 이분법에 균열을 가하기 때문이다.그는 사회 진화론적 개인주의에 근거한 레이거믹스(신자유주의)의 부자감세를 발표하면서, 동시에 재정팽창의 케인즈주의를 내걸고 있다. 또한 자유주의와 충돌하는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니 생각에 멀미가 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이다. 이러한 모순적인 정책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를 단지 고립주의라 단정할 수 있을까?트럼프의 정책 충돌에 대한 의문은 사회진화론, 자유주의, 그리고 사회유기체론의 사회 도덕률을 단계적으로 검토할 때,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접근은 영국의 사회학자 허버트 스펜서의 논리에 근거하고 있다.◆사회 진화론 - 생물적 적응이론사회진화론은 경쟁에서 適者가 생존하고 不適者는 도태한다는 자연도태이론을 말한다. 가난한 자는 자신의 결함으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며, 부자는 자신의 고통과 재능으로 새로운 상황에 적응한 결과라는 주장이다.이 이론은 생물학의 적응이론인 라마르크 이론에서 비롯되었다. 생물체가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여 이 변화가 계속되면, 이 변이가 생물체에 영향을 미쳐 진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한국 사람에 대한 칭찬의 하나가 통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을 크게 저지른다. 하지만 앞뒤 안 재고 일을 크게 저지르니, 뒷감당을 못한다. 남겨진 짐은 애꿎은 제3자의 어깨에 올려 진다.반면 일본사람은 꼼꼼하고 섬세하다는 호평이다. 하지만 의사결정이 느리고 지지부진한 경우가 있다. 이렇게 결정 하세월로 적시 대응에 실패한다.이러한 사람의 행태는 개인의 의식의 결과로 볼 수 있지만, 오히려 사람의 의식은 이를 결정하는 존재, 예컨대 제도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예를 들어, 일본의 장기침체의 원인에 대한 분석의 하나는 일본정부가 부실채권을 지연시켰다는 것이다. 부실채권은 투자와 소비심리를 위축시킨다. 부실채권누적으로 은행의 대출이 약화되어 화폐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이는 기업의 투자를 감소시키고 소비를 줄이는 원인이 된다.그럼에도 일본정부는 적극적이고 신속한 부실채권처리에 나서지 않았다. 그 이유에는 일본의 정부형태의 특징이 도사리고 있다. ◆장기침체를 초래한 방아쇠는? 주가 폭락과 부동산 가격 하락일본경제를 장기 침체에 빠뜨린 방아쇠는 1990년대 초반의 자산 가격 폭락이었다.먼저 자산에 거품이 만들어졌다. 그 과정은 「1985
“가수 김장훈 있잖아. 기부를 40억원 했다는데, 25평 아파트에 산다며.”“제 정신이 아니지. 김장훈, 공황장애 걸려 그랬을 거야.”몇 년 전 지하철에서 이런 남녀의 대화가 들려왔다. 김장훈과 두 남녀는 소득과 부에 대한 관점이 명확히 달랐다. 소득 처분에 대한 태도도 차이가 있었다. ◆경제적 지대와 우월한 계급 : 천부적 자산은 성공의 열쇠김장훈이 벌어들인 소득은 지대(rent)에 해당한다. 지대란 노동력등 생산요소의 공급이 고정되어 있을 경우, 고정된 요소 공급에 대한 대가로 지불되는 보수를 말한다. 김장훈의 소득은 엄밀히 말해 경제적 지대이다.경제적 지대는 탁월한 재능을 지닌 연예인, 운동선수, 혹은 자격증 보유자들이 얻는 소득으로, 기회비용(이전수입)을 초과한 소득을 말한다. 이들의 억대 소득은 재능 혹은 자격증 보유자의 공급이 제한되어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경제적 지대를 독점하고 있는 이들은 지대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지대추구행위의 예가 변호사 협회에서 로스쿨 선발인원 제한을 요구하거나 사시존치를 반대하는 등이다.이처럼 경제적 지대는 타고난 재능, 미모등 자연적 자산에 힘입은 바가 크다.경제적 지대뿐만 아니라 계급이라는 사회적 자산도 부
“아직은 나의 우주 안, 나아가야 할 미래. 깊이를 알 수 없는 절망이라는 암연에 늪. 나는 잠시 모든 것으로부터 탈출하여 그 늪에 편안히 몸을 뉘어본다. 비로소 나의 몸과 마음에 찾아든 자유. 나는 그 늪 속에서 용기와 희망 그리고 사랑의 꽃 봉오리에 따스한 청춘을 불어 넣는다.” (Rosa, 전주 자만 벽화마을에서)머리카락이 묶음으로 갈라져 흩날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살포시 눈을 감고 살짝 고개를 숙인 채 평온과 고요함에 젖어 있습니다. 희망을 찾을 수 없는 시대에도, 생명의 희열과 희망을 나타내는 녹색을 마음 판에 새기며 머리카락에 핀 꽃 봉오리를 꿈꾸고 있나 봅니다. 미국이 불황의 늪에서 고통을 받고 있던 1930년대, 하버드 대학의 교수인 조지프 슘페터는 수강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네들은 불황에 시달리고 있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네. 자본주의에 불황은 적당한 단비인 법이지.” (이토 미쓰하루)슘페터는 불황을 경제 체계의 정상적인 적응과정으로 본 것입니다. 이는 유효수요 부족으로 장기에 모두 죽을 것이라는 케인즈의 암울한 예언과는 사뭇 다른 인식입니다.위의 벽화를 그린 청년 화가 Rosa 또래의 청년들도 지금은 비록 절망의 늪과 마주하고 있
과거 공기업 부채가 대폭 증가한 적이 있었다. 공기업이 정부의 대규모 국책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대신 조달하는 準재정활동(quasi-fiscal activities)을 담당하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4대강사업이다. 당시 수자원공사는 재정조달의 주체가 되어 4대강 사업에 동원되었다. 2008년 약 2조원이었던 부채가 2011년 약 12조5800억 원으로 폭증하였다. 수자원공사의 2015년 결산 대차대조표에 기록된 부채는 약 13조 2700억이다.정부의 역할임에도 재정부담이 큰 정부의 국책사업을 공기업이 담당하게 된 것은 정부의 채무를 비정부 공공기관에 이전하여 국가채무의 규모를 줄이기 위한 방편이었다. 재정적자를 회피하기 위해 공기업을 이용해 사업을 진행한 것이다. 이렇게 공기업은 정부대신 적자를 대신 부담하고 부채를 짊어졌다.◆ 한국은행의 준재정 활동준재정 활동을 담당하는 또 다른 기관은 한국은행이다. 한은이 1970 ~ 1980년대의 고도성장 시기에 특별융자로 대기업을 지원한 것등이 중앙은행의 준재정활동이라 할 수 있다.특융은 주로 부실기업정리를 위해 추진되었다. 연리 3%(당시 기준금리인 콜금리는 10%)로 시중은행에 대출하는 특융은 1972년 8
정부가 실업률을 줄이고 물가를 낮추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선 물가상승을 용인해야 하는데, 정부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될까? (기자주:아래의 예는 과거 인플레이션 상황을 전제로 한 설명)방법은 ‘뒤통수 치기’이다. 일단 민간에게 정부정책의 신뢰를 갖도록 한다. 이후 민간이 정부정책을 믿고 의사결정을 할 경우, 정부는 민간의 예상과 반대되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다. 이렇게 정부가 민간의 예상을 뒤엎는 ‘뒤통수 치기’를 할 경우, 단기적으로 정부 정책은 멋지게 성공한다. 하지만 문제는 뒷감당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이 전략은 ‘동태적 비일관성’으로 알려져 있다.정책당국은 물가를 낮추기 위해 통화량을 줄인다고 공표 한 후, 근로자들은 이를 믿고 임금계약에서 임금동결에 동의한다. 이렇게 당국의 의도대로 물가가 안정화되자, 당국은 민간에 대한 약속과 달리 통화량을 몰래 늘린다.이를 테면 정부가 집집마다 돈다발을 놓고 가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대문 앞에 돈다발이 놓여 있었다. 사람들은 이게 웬 횡재냐 싶어, 이 돈으로 시장에서 원하는 물건을 사들였다. 물건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제품을 만드는 회사들은 자기 물건이
한국은행이 국책은행을 지원하는 방식을 둘러싸고 정부와 한은이 각각 다른 방식을 내놓으면서, 구조조정이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즉 논란의 본질은 한은의 국책은행에서의 지위이다. 한은이 국책은행의 주주가 되어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과, 담보가 설정된 은행발행 채권 구입으로 국책은행의 채권자가 되어야 한다는 한은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한은의 주장근거는 한은의 손실최소화이다. 한은은 국책은행의 주식을 구입하게 되면 어떠한 손실을 부담하게 되는 것일까?◆주식의 감액한은이 출자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손실은 주식가치의 하락이다. 한국은행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출자하게 되면, 은행들의 자기자본이 커지게 된다. 수출입은행은 확충된 자기자본의 여력으로 추가로 대손충당금 약 2조5천억 원을 적립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수출입은행의 누적충당금은 시중은행의 충당금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자산 차감적 평가계정인 대손충당금은 자기자본을 줄이게 된다. 바젤 Ⅲ의 자본규정에 의하면, 총자본은 기본자본(Tier1)과 보완자본(Tier2)으로 구분되고, 충당금은 보완자본의 구성요소가 된다. 그러므로 은행이 충당금을 인식하면 보완자본이 감소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