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에 미스터리 장르가 가미된, 평범을 거부하는 영화 내 연애의 기억이 관객의 심장을 향해 다가온다.◆ 장르의 변주과거의 로맨틱 코미디물은 낭만과 신비가 가득 찬 동화적 공간에서 남녀 주인공들의 달콤하며, 간혹 갈등으로 인한 쌉싸름한 사랑을 묘사한다. 남자 주인공은 귀공자 스타일의 지적인 용모에 훈훈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는 중저음의 매혹적인 목소리로 기타를 치며 달콤한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른다. 무엇보다 그를 돋보이게 하는 힘은 재력이다.큰 눈망울과 아리따운 얼굴의 여자 주인공도 가끔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는 사랑스런 존재이다. 무엇보다 기품있는 아우라가 그녀를 감싼다. 두 사람의 사랑은 유쾌하고 짜릿하다. 그러다 남녀는 사소한 오해로 인해 갈등을 겪다가 이별한다. 그러나 결국 사랑의 힘으로 다시 두 사람의 갈등은 극복되고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이러한 로맨스는 신데렐라 스토리처럼 신분상승의 욕망을 부추긴다. 관객들은 주인공과 함께 상승의 에스컬레이터에 동승하여 현재 이루지 못한 욕망을 환상 속에서 실현시킨다.내 연애의 기억도 이러한 사랑의 미화라는 로맨스의 공식을 답습하며 출발한다. 쿨하고 화통한 성격의 은진과 상대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오빠
화면 가득 물이 넘실댄다. 그러나 영화는 메마르다. 인간의 날 것 그대로의 본성의 대결은 한이 서린 탈진을 느끼게 한다. 바다의 안개 속에 떠 있는 앞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는 전진호는 배반과 상실 의 공간이다. 기관실은 욕망과 충돌의 장소이다. 이곳에는 이성이 바다의 안개를 해치고 비쳐오지 못한다. 단지 날 것 그대로의 본성만이 존재한다.그래서 합리적이었던 인간은 광기와 욕망에 지배되어 인간본성의 낙관주의를 거부하게 된다.◆ 전진호의 구성해무는 서스펜스 스릴러의 공식대로 인물들의 대립을 위한 배경을 마련하는 전반부와 각 인물들이 본격적으로 충돌하는 후반부로 구성된다.선장 철주는 전진호가 그의 유일한 ‘집’이며, 그의 삶의 전부이다. 이것이 그가 목숨처럼 이 배를 지켜야 하는 이유이다. 그에게서 전진호는 어느 무엇과도 교환 할 수 없는 절대 가치인 것이다.경구는 돈에 대한 욕망에 다스림 받고 있다. 창욱은 욕구에 광분하고 있다. 순박한 막내 동식 또한 여인에 대한 욕망으로 동료 선원들과의 갈등을 초래하고 결국 수습할 수 없는 비극의 단초 역할을 한다.이 전진호에 한 배를 탄 이 선원들은 조선족들의 밀항을 돕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위기와 극단적인 상황에 내몰리자
액션영화 공식의 신선한 변주로 관객들의 막힌 체증을 후련히 뚫어 줄, 사극영화 군도 : 민란의 시대가 출정을 기다리고 있다. .三政의 문란으로 부정한 행위와 박해에 직면한 민초들이 群盜가 되어 통쾌하게 뒤틀린 세상에 맞선다. 한명의 영웅호걸이 세상을 구하기보다, 함께 ‘떼’를 이루어 쌍칼을 휘두르고, 활을 쏘고, 쇠뭉치를 던지며 폭압과 싸운다. 투박하고 거친 매력을 발산한다.이에 대항하는 악의 화신은 아이러니하게도 기품 있는 귀공자 용모에 출중한 무술 실력을 갖추었다. 비록 악인이어도 악인으로만 느껴지지 않는 마력의 향기가 진동한다.◆ 환곡의 폐단, 가렴주구이 영화의 배경은 조선시대의 철종13년, 1862년 임술민란이다. 이 민란들은 이후 동학혁명과 활빈당의 모태가 된다.三政은 토지세 징수에 대한 田政, 군역 운영에 대한 軍政, 환곡을 대여하고 회수하는 還政을 가리킨다. 이 삼정의 폐단이 19세기 농민 항쟁의 주된 원인이된다.특히 가장 폐단이 심한 세금제도가 환곡이었다. 환곡은 흉작이나 전염병으로 인한 재해 시에 곡식을 빌려주고 원곡을 반납 하는 구휼제도이다. 하지만 이자성격의 10%의 모곡이 부가되면서, 최초의 구제성격의 진휼에서 세금 성격으로 변질한다.더
영화 혹성탈출:반격의 서막의 배급회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가 예정된 개봉일을 어기고 앞 당겨 변칙 개봉하였다. 본래 16일 개봉으로 잡혀져 있던 이 영화는 미국 개봉일에 맞춰 10일 조기 개봉한 것이다. 그러자 같은 날 영화 사보타지를 개봉 할 예정이었던 (주)메인 타이틀픽쳐스가 들고 일어났다.또한 한국 영화제작가 협회에서도 공식성명서를 발표하며 개봉일 변경을 비난했다. 수개월 혹은 1년 전부터 제작사와 배급사는 배급영화에 대한 영화목록을 공유하고 이에 기초하여 배급시기를 결정하는 영화시장의 관례를 깨고, 할리우드 메이저 직배사는 변칙개봉으로 중소배급사의 경제적인 손실을 입혔다는 것이다. 블록버스터를 상영관에 거는 할리우드 직배사가 예정된 개봉일을 어기고 중소배급사의 영화가 개봉되는 날에 대작을 개봉하게 되면, 관객들은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블록버스터 영화로 몰리게 된다. 결국 중소배급사는 손익분기 매출을 넘기지도 못하여 고정 투자비도 회수하지 못하게 된다. 한 마디로 그 영화에서는 ‘쪽박’을 차게 된다.이 배급사가 배급시장의 관례를 깨고 변절을 하게 된 까닭은 우선 트랜스포머가 예상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었다. 유인원이 로봇과 붙어도 승산이 있다는
예술가는 작품의 생산자인가? 아니면 변화의 주체인가?혹자는 사회 문제에 보다 깊이 개입하여 당면한 문제를 드러내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 예술가의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삶의 구체적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거나 외면하는 행위는 예술가의 존재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하지만 스펙트럼의 반대의 진영은 예술은 자신의 고유성을 갖는 독자적 활동으로 이해한다. 예술은 혁명적 실천과 사회적 실현의 공간이라기보다, 작품생산을 통해 작가의 깊은 성찰을 이루는 창조적 개인 활동이라는 것이다.독창적인 카툰의 세계를 열고, 카툰으로 세상의 변화를 꿈꾸어 온, 영국 출신 예술가이며 카투니스트인 랄프 스테드먼에게 이러한 예술가로서의 고뇌가 그림자처럼 쫒아 다닌다. 그는 사회의 현실을 그의 작품 속에 삼투압시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소명에 충실하였다. 웃기는 그림을 그리는 카투니스트라기 보다, 이 삽화를 통해 거짓의 세상에 저항하여 한 뼘의 변화를 만들고자 하였다.하지만 그는 예술을 변화의 도구로써만 여긴 것은 아니다. 그는 달콤한 와인의 세계에서 또 다른 예술의 창작을 선보인다. 그는 와인 라벨, 맥주 라벨 디자인에도 충실하였다. 자신의 개인적인 삶속에서 아름다움을 만들고자 한
덕수궁에는 현재와 과거가 공존한다. 사람의 손때가 묻어나는 고건축 저편에 현대건축물이 세련되게 자리하고 있다. 이 상이한 감성을 덕수궁에서 동시에 맛볼 수 있다.창을 따라 흘러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저녁시간 가족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소소한 행복이 있다. 반면, 세상의 부조리와 정의를 위하여 싸워나가는 가운데 솟아나는 뿌듯함과 명예도 있다. 이 둘의 느낌 모두 소중하고 가치롭다. 새로운 트랜스포머 삼부작의 첫 번째 영화,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는 이러한 상이한 질감의 대상들이 각각 자신의 감각을 드러내며 마침내 관객들에게 조화와 균형을 선사한다.새로운 주인공인 케이드 예거(마크 월버그분)등의 카 체이싱과 아날로그 액션 신은 긴장과 흥분을 안겨주며, 3D로 구현된 트랜스포머들의 화려한 전투 신은 넋을 놓게 한다. 아날로그 액션과 디지털 액션을 이 한 편의 영화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다.또한 주인공 케이드의 딸 테사(니콜라 펠츠분)에 대한 사랑이 영화 전편에 흐르는 동안, 케이드의 도움으로 다시 부활한 옵티머스 프라임은 자신들을 배신한 인간들을 위해 새로운 악의 축, 갤버트론과 전투를 벌인다.가족에 대한 소소한 사랑과 세상을 위한 헌신
더위로 다소 느슨해지기 쉬운 요즘 , 의식에 자국을 남기는 지적인 고전영화와의 대화를 통해 마음을 재충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애절한 사랑, 정신을 오싹하게 하는 긴장감, 화려한 유혹에의 경계등, 흔하지 않는 체험을 안겨주는 고전영화 걸작 여섯 편이 오는 25일부터 29일 까지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상영된다.서울아트시네마와 부산 영화의 전당이 필름 아카이브를 상호 교환하여 이루어지는 이번 「필름아카이브 특별전」에는 무성영화의 결작인 무르나우의 선라이즈,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인간 삶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서정적인 기타 연주로 유명한 르네 클레망의 금지된 장난, 그리고 느와르 영화의 영역을 넓힌 니콜라스 레이의 실물보다 큰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슬픈 사랑을 노래하는 고전 뮤지컬의 걸작인 자크 드미의 쉘브루의 우산, 우아하고 애잔한 비올의 선율과 세련된 영상을 선보이는 르네 클레망의 세상의 모든 아침, 그리고 물랭루주에서 캉캉춤이 펼쳐지는 마지막 시퀀스가 걸작인 장 르누아르의 프렌치 캉캉등을 35mm필름으로 감상할 수 있다.과거와의 호흡은 값진 체험이 된다. 공자님도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옛 것을 알고 새 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可
유럽의 최고의 퇴마사이며 차기 교황으로 꼽히고 있는 추기경. 그러나 실상 그의 대화의 주제는 음식 레서피이다 . 귀신이 그를 보면 코웃음을 칠지 모른다.꿈이 수의사인 소녀는 파티에 참석한 게스트들 앞에서 분노에 찬 채, 물감통을 캔버스에 쏟아 붓는다. 이 파티의 호스트인 부모는 이 딸의 그림 퍼포먼스를 파티 이벤트로 이용한다.다수의 저작으로 사회에 대한 소명과 아이들에 대한 헌신을 자랑하는 여인은 사실 내연남인 유력 정치인의 도움으로 글을 쓰게 되며, 육아는 유모들이 전담한다.30여년간 함께 살아온 남자는 아내의 죽음 후에 곧장 또 다른 여자와 살림을 꾸린다.이 군상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거짓과 과장이다. 그들은 겉치레로 권력을 획득한다.영화 그레이트 뷰티에는 고상함과 화려함으로 가득 찬 로마를 배경으로 허위와 위선의 모습들이 만화경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감독은 “무엇을 아름다움으로 인식해야 하나?”라는 주관적인 질문을 던진다. ‘Great Beauty’란 무엇일까?◆ 진정성상류층 사회에서 파티와 유희로 평생을 살아 왔던 젭은 그의 65세 생일이후 그의 첫사랑의 죽음의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과거 그녀의 순수와 감동의 시간을 떠올리며 그는 진정한 아름다움
경주는 사람 냄새가 나는 영화이다.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사람들의 체취가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두 주인공 윤희와 최현의 사랑에는 고소한 차 향기가 배어 나온다. 베이지색 바지에 흰색 셔츠가 무척 잘 어울리는, 경주의 한 찻집 ‘아리솔’의 여주인 윤희는 북경대 정치학 교수 최현 앞에서 차를 따른다. 정중히 장차를 우리는 그녀의 우아하고 품격 있는 태도는 윤희의 참한 용모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최현도 여인의 마음을 흔들만한 매력적인 인물이다. 7년전 아리솔에서 본 춘화를 찾아 다시 그곳을 방문한 그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그를 배우로 착각할 정도로 준수하며 지적인 용모의 소유자이다. 또한 최현이 아리솔 앞마당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모습에서 소년의 순수함을 엿보게 한다. 윤희도 자신의 얼굴이 찍히기 싫다며 최현이 핸드폰 카메라로 360도 촬영 하는 동안, 최현의 등 뒤에서 자신도 그를 따라 회전한다. 소년 소녀들의 소꼽장난 같은 순수함이 넘쳐난다. 누군가에게 끌릴 때 우리를 사로잡는 것은 그의 성취가 아니라 ‘그것’이라고 말하여진다. 윤희와 최현이 서로에게 이끌리게 한 ‘그것’은 그들의 순수함과 아이같이 거짓 없는 천진난만함이다. 이
우리들의 가슴에 아름다움, 선 그리고 감동을 안겨준 시네마 천국의 쥬세페 토르나토레는 다소 낯선 색감의 미스테리 로맨스로 관객들을 찾아왔다.다양한 메타포들 속에 분절된 플롯들의 결합으로 부조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구성에 관객들은 다소 당혹함을 느낄 수도 있다.또한 심리 로맨스의 애잔함과 슬픔에서 따뜻한 위로를 느끼는 도중에 영화 종료 15분을 남기고 등장하는 반전은 관객들에게는 낯설다.영화를 통해 현실을 잊고 잠시나마 ‘잠자는 숲속의 공주’라는 동화 속 환상의 세계로 들어가고 싶은 이들은 시네마 천국의 따뜻함과 순수함이 훼손되었다는 생각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하지만 이러한 거친 질감의 연출 속에서, 감독은 우리들의 고독과 소외, 그리고 그 꿈꾸는 소통에 관한 哀歌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고독과 결합우리의 관계성은 자동로봇의 흩어져있는 부품처럼 결합되지 못하고 조각조각 여기저기 뒹굴고 있는지 모른다.타인들에 둘러싸여 소통하고 교류하고 있지만, 정작 그 이면에는 고립과 소외로 자신을 외부와 격리시킨다. 그리고 자신만의 은신처에서 위로를 받는다. 하지만 우리는 역설적으로, 분산되어있는 부품들이 조립되어 완성된 자동로봇의 재결합을 애타게 갈망한다.